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5.18. 글쎄


잘 모르기에 ‘글쎄’ 하고 말합니다. 아리송하니 글쎄 하고 말하며,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글쎄 하고 말해요. 믿지 못하는 나머지 글쎄 하고 말하다가, 수수께끼로구나 싶어 글쎄 하는 말이 터집니다. 궁금하다 보니, 아니다 싶으니, 알 길이 없다 보니, 놀랍기까지 하니, 입에서 자꾸 글쎄글쎄 하는 말이 흐릅니다. 얄궂다는 생각이 들고, 어떡해야 할는지 모르는 터라 이내 글쎄 하는 말을 되풀이합니다. 이때에는 멈추면 좋아요. 마음을 가다듬어 봅니다. 몸짓을 다스려 봅니다. 이제까지 제대로 한 적이 없다면 이제부터 갈고닦아도 돼요. 얼마나 걸리려나 하고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래 걸리든 짧게 들든 첫발을 내딛으면 되거든요. 하나하나 담금질을 합니다. 먼지를 닦아내듯 몸이며 마음을 닦습니다. 살림을 짓듯 마음을 새롭게 지어 봅니다. 수다를 떨면서 마음을 가다듬는 자리가 있다면, 아무 말을 하지 않으면서 마음을 다스리는 자리가 있어요. 글쎄, 어느 쪽이든 길입니다. 이 길로 가려 한다면 이러한 삶을 겪고, 저 길을 간다면 저러한 살림을 치러요. 낫고 나쁘고는 없이 스스로 일어서려고 갈닦는 하루입니다. ㅅㄴㄹ


글쎄 ← 불분명, 불투명, 의문, 의심, 의아, 수상, 요상, 이상, 기이, 기묘, 기기묘묘, 기괴, 기기괴괴, 기상천외, 오묘, 괴상, 괴이, 불가해, 묘하다, 신묘, 신비, 신기(新奇), 신기(神奇), 정체불명, 희한, 의미불명, 요지경, 미지수, 복잡미묘, 복잡다기, 복잡다단, 해괴, 회의적, 비정상적, 반신반의

가다듬다·다스리다·갈고닦다·갈닦다·닦다·닦음질·담금질·마음닦기·마음짓기·몸닦기 ← 수도(修道), 수련

고요길·고요닦음 ← 묵언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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