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22


《朝鮮總督의 罪惡史》

 임종국 글

 인창서관

 1971.10.10.



  1980년대 끝무렵에 중학교를 다니면서 교사한테 무엇을 물어보면 제대로 대꾸를 안 해주었습니다. 으레 “진도 나가느라 바쁜데 말 끊지 말라” 하고, ‘쉬는 시간’에 물을라치면 “다음 수업에 가야 하니까 바쁘다” 하고, 정규수업을 마치고서 자율학습을 하기 앞서 물으려고 교무실에 가면 어느새 자리를 비웁니다. 고등학교에 가니 “대학시험하고 상관없는 거야.” 하며 끊네요. 이무렵 교사한테 물은 한 가지는 ‘조선총독부만 가지고 식민지를 못했을 테고, 틀림없이 한국 부역자가 많을 텐데, 그 많은 부역자는 어디에 있나요?’였습니다. 《朝鮮總督의 罪惡史》는 일본 제국주의가 이 나라를 군홧발로 서른여섯 해 짓밟는 동안 가시내를 얼마나 노리개로 삼았는가를 하나하나 짚습니다. 곽재구 님은 〈유곡나루〉라는 시를 썼고, 정태춘 님은 가락을 붙여 〈나 살던 고향〉으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육만 엔’은 요즘에도 적은 돈이 아니지만 1960∼70년대에는 더더구나 적은 돈이 아닙니다. 그나저나 꽃할머니를 앞세운 돈모으기와 나눔집은 무엇이었을까요. 일본이 꽃할머니한테 잘못을 빌고 값을 치러야 한다면, 그 눈물값(배상·보상)은 누가 받아야 할까요? 꽃할머니한테 앵벌이를 시킨 무리는 톡톡히 값을 치르리라 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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