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5.14.


《민들레는 민들레》

 김장성 글·오현경 그림, 이야기꽃, 2014.4.28.



오월은 민들레한테 어떤 달일까. 이월부터 고개를 내민 민들레는 오월에 숨이 죽으려 하고, 삼월부터 고개를 내민 민들레는 오월에 한껏 꽃을 피우고 씨앗을 날리다가 유월을 앞두고 숨이 죽으려 한다. 바야흐로 막달인 셈이다. 민들레잎은 유월에도 조금 누릴 만하지만, 여름이 깊으면 사르르 녹지. 아침에 흰민들레를 두루 살피니, 이제는 꽃도 씨앗도 끝물이다. 애썼구나. 이제는 찔레꽃내음을 맡으면서 고이 쉬어도 돼. 낮에 읍내 우체국으로 간다. 충북 제천에 새롭게 마을책집을 여는 분이 있다고 해서 그곳에 책을 두 자락 부치려 한다. 책에 곁들이고 싶어 시골버스에서 동시 한 자락을 새로 쓴다. 바람이 시원한 오월 한복판을 누린다. 《민들레는 민들레》가 태어난 날을 살피니 사월 끝자락이네. 풀꽃은 으레 서너 달 사이를 살아내는데, 첫달은 작고 빛나며, 가운뎃달은 큼직하고 눈부시다면, 막달은 조용히 잠들려는 춤사위 같다. 들꽃이나 나무꽃이 피면 ‘꽃이 피네’ 하고 바라볼 수도 있지만, 다달이 꽃결이 어떻게 바뀌는가를 지켜본다면 한결 사랑스러울 만하지 싶다. 시골버스를 타고내릴 적에 마을 할매가 아기수레를 챙기셔야 해서 들어서 올리고 내린다. 아기수레는 할매한테 다리도 되어 주고 짐받이도 되어 준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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