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02

《일본군 군대위안부》
 요시미 요시아키 글
 이규태 옮김
 小花
 1998.8.20.


  1990년이 무르익던 어느 해에 ‘못다 핀 꽃’이라는 그림 한 자락이 태어납니다. 글씨도 그림도 딱히 배운 적이 없던 할머니들이 처음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이녁 마음·삶·사랑을 오롯이 담아내셨는데, 할머니 그림은 으레 꽃잔치였습니다. 파르르 떨면서 피는 꽃, 흐드러지고 싶은 꽃, 못다 핀 꽃, 밟힌 꽃, 모두 꽃입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서 낸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 군위안부들》을 만나기 앞서, 임종국 님이 쓴 《밤의 일제 침략사》를 읽었습니다. 정대협이란 모임이 서기 앞서 적잖은 이들이 ‘꽃할머니’ 발자취를 짚곤 했으나, 이 나라는 언제나 쉬쉬하거나 모르쇠였습니다. 1965년에 박정희가 맺은 한일협정 탓이 크고, 2015년에 박근혜가 ‘한일 위안부 합의’란 이름으로 억지를 부리며 그만 멍울은 더 커졌어요. 일본사람이 쓴 《일본군 군대위안부》를 어느 날 만났습니다. 놀라지도, 안 놀라지도 않았습니다. 어리석고 엉뚱하며 엉터리인 일본사람도 있지만, 슬기롭고 상냥하며 사랑스러운 일본사람도 있으니까요. 한국사람도 매한가지 아닐까요? 어느 나라에서 태어났기에 아름답거나 안 아름답지 않아요. 우리는 모두 꽃인데 꽃인 줄 잊으니 뒤틀리고 말아요. 꽃할머니 가슴에 가시 아닌 꽃을 달아 주셔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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