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5.3.


《트로이메라이》

 시마다 토라노스케 글·그림/박지선 옮김, 중앙북스, 2009.10.21.



비하고 바람이 시원스럽다. 올해는 비바람이 한결 새삼스럽다. 여태까지 찾아든 봄비나 봄바람하고 대면 꽤 기운찬데, 그야말로 말끔질을 하는구나 싶다. 사람이 더럽히거나 망가뜨린 곳을 찬찬히 보듬으면서 앞으로 이 별을 어떻게 돌보려 하느냐고 묻는 셈이지 싶다. 오늘은 이렇게 보살펴 줄 텐데 사람은 이 별을 얼마나 사랑하겠느냐고 조용히 물어본다고 느낀다. 《트로이메라이》를 읽었다. 나무 한 그루에서 태어난 피아노하고 얽힌 숨결을 다룬다. 그래, 피아노는 나무이다. 나무 아닌 톱니도 깃들지만, 피아노가 피아노답게 소리를 울리려면 나무가 바탕이 된다. 바이올린도 그렇지. 북이나 장구도 매한가지이겠지. 우리가 손으로 타거나 켜거나 치거나 부는 모든 세간에는 어떠한 바람을 숨결로 불어넣을까? 피아노를 치거나 들을 적에 나무가 숲에서 바람을 타면서 흐르는 결을 느낄 만한가? 연필이란 이름인 글살림도 그렇다. 겉으로는 연필이지만 속내는 나무이다. 돌 더하기 나무가 연필이다. 우리는 연필을 쥐어 글을 쓰면서 얼마나 나무다움이나 돌다움, 다시 말해 숲다움을 담아내는가? 나무이며 숲을, 바로 이 별을, 사람이 사이좋게 사랑하는 살림을 글 한 자락으로 옮기는 눈빛을 어느 만큼 헤아리는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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