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298


《자라지 않는 아이》

 펄벅 글

 김동극 옮김

 자행회

 1980.11.1.



  장애인 이야기를 다룬 책을 자주 읽는 줄 눈치챈 둘레에서 으레 “왜, 복지사 되게?”라든지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으신가 봐요?”라든지 “너 어디 아프니?” 하고 물었습니다. 스물∼서른 사이 적 얘깁니다. 따지고 보면 저는 혀짤배기이고, 두 눈이 1.4 넘게 벌어지는 짝눈이고, 아기 적부터 코가 몹시 나빠 코로는 숨을 못 쉬다시피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제 몸이 장애인이라고 느끼지 않았어요. 멀쩡히 걸어다니고, 두 손을 쓰고, 눈귀를 다루니까요. 누가 장애인일는지 늘 아리송했습니다. 몸 어디가 아프거나 다치거나 없기에 장애인이라기보다, 이웃을 이웃으로 마주하지 못하는 마음이라면 모두 장애인이지 싶어요. 《자라지 않는 아이》를 ‘자행회’에서 펴낸 책으로 처음 만났고, 펄벅이란 분이 어떤 아이를 돌보며 사랑을 쏟았는가를 뒤늦게 알았으며, 이분 글이 왜 이다지도 사랑스러웠는가를 새삼 깨달았습니다. 제 눈길을 끄는 ‘장애인 이야기책’ 가운데 적잖이 자행회에서 펴낸 줄 알아채고서 조금 알아보니, 이방자란 분이 1960년대에 자행회를 세웠더군요. 아, 조선 오백 해에도 하지 못한 일을, 일제강점기·해방 뒤에 어느 벼슬아치나 우두머리도 안 한 일을, 이웃나라 이웃님이 조용히 알차게 의젓하게 일구어 놓으셨더군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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