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4. 울대


좀 낡아도 되어요. 겉보기로는 낡아도 속으로는 싱싱하거든요. 좀 너저분할 때가 있어요. 오래도록 비바람을 쐬고 보니 바래거나 닳아요. 너절해 보인다면 눈길이 안 갈는지 모르나, 겉눈이 아닌 속눈으로 바라본다면 허름하거나 허접한 것이란 하나도 없네 하고 느낄 만해요. 무엇 때문에 이쪽은 초라하고 저쪽은 깨끗해 보일까요. 해진 옷을 걸치면 사람도 해진 셈일까요. 옛날부터 흘러온 바람이며 냇물입니다. 아스라한 옛적부터 흐른 바다요 구름입니다. 즈믄 해를 살기도 하는 나무를 보면서 케케묵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해님이나 별님을 바라보면서 해묵은 빛이라고 하지 않아요. 지나간 하루를 되새기면서 다가올 날을 그립니다. 흘러가는 길을 지켜보면서 오늘 이곳을 가다듬습니다. 그냥그냥 지나갈 때가 있어요. 못 알아차리고서 지나가기도 하지요. 벼랑 둘레에 세운 울대에 서서 구름빛을 올려다봅니다. 깃털을 닮다가 곰이 되다가 물결처럼 일렁이는 구름밭을 바라보면서 울대를 고르고는 노래를 한 가락 뽑습니다. 이 땅에서 살아가며 누린 기쁨을 노래합니다. 이 몸에 깃든 오랜 숨결을 반가이 여기면서 노래를 부릅니다. ㅅㄴㄹ


낡다·너저분하다·너절하다·뒤떨어지다·떨어지다·삭다·닳다·허름하다·허접하다·헐다·해지다·초라하다·케케묵다 ← 누추, 남루

묵다·해묵다·케케묵다·옛날·옛적·오랜·오래되다·아득하다·멀다·흘러가다·지나가다 ← 태고, 과거

흘러가다·지나가다 ← 통과, 관통, 경과, 이동, 암묵, 침묵, 종료, 종결, 별다른 의미 없이, 무심, 패스, 투과, 과정, 횡단, 종단, 주마등, 태고, 태고의, 과거, 과거의

울대 1 ← 성대(聲帶)

울대 2 ← 난간(欄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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