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문학과지성 시인선 494
서효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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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시읽기

노래책시렁 132


《여수》

 서효인

 문학과지성사

 2017.2.14



  제가 태어나서 자란 고장이 더 좋다고 느낀 적이 없고, 이웃이나 동무가 나고 자란 고장이 한결 좋다고 느낀 적이 없습니다. 누가 가르쳐서 느끼거나 알진 않았어요. 그냥그냥 그렇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뭔가 일이 틀어질 적마다, 저한테 아무런 배움끈이나 돈줄이 없는 탓에 그랬구나 하고 알아차릴 적마다, 이런 일이 싫지도 안 싫지도 않았습니다. 또 뭘 배워야 하니까 이렇게 겪네 하고 느꼈어요. 그러나 인천에서 나고 자란 터라 인천말을 몸에 들였고, 같은 인천이라 해도 중·동·남·북구를 비롯해 부평·계산·소래·강화 모두 삶터 따라 말씨가 다른 줄 알았어요. 인천내기끼리도 ‘구·동’에 따라 “서로 다른 인천사람”인 줄 느꼈어요. 《여수》를 읽으니 시쓴님이 여러 고장에 첫발을 디디며 받아들인 뭇느낌이 하나씩 피어오릅니다. 재미있습니다. 시쓴님은 이녁 텃마을 삶눈을 바탕으로 이 나라 여러 고을이며 마을을 하나씩 맞아들입니다. 시쓴님이 인천내기 눈이나 대전내기 눈이 되어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시쓴님은 그저 시쓴님 삶자리 눈썰미로 바라보면 되겠지요. 다만 조금 느긋이 그곳에 머물면서, 한결 즐겁게 노래하듯 ‘이곳에도 사람이 사네. 이곳에도 사람이 서로 사랑하며 살림을 짓네’ 하는 눈이 되면 좋겠습니다. ㅅㄴㄹ



조국에서는 아무런 연락이 없다. (인천/30쪽)


꿈돌이 모자를 쓰고 엑스포 저금통을 샀다. 꿈이었을까. (대전/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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