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3.27. 애면글면


어릴 적에 할머니나 할아버지 입에서 흐르던 ‘애면글면’이란 말을 낯설면서도 아주 낯설지는 않게 들었습니다. 무슨 뜻일까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다가도 어림어림 무슨 말인지 알았어요. 요새는 ‘애면글면’ 같은 말은 거의 못 듣습니다만, 이 숨결을 헤아려 ‘사랑둥이’라든지 ‘사랑너울’이랃느지 ‘듬뿍사랑’이라든지 ‘꽃사랑’ 같은 낱말을 문득문득 새로지어서 쓰곤 해요. 말에 앞서 생각부터 고이 보듬으려 합니다. 이러한 말씨란 삶에서 나왔을 테니 삶씨일 테지요. 말씨·삶씨·솜씨·마음씨처럼 잇닿을 텐데요, 살림을 돌보는 길에서 피어났다고 느껴요. 모든 집이 저마다 돌봄길이 있고 들살림을 물려주어요. 잘못해서 다쳐도 온마음으로 다독이고, 말썽을 일으켜 아파도 곱게 달래지요. 요새는 큰고장에서 사람을 마치 짐짝처럼 다루곤 하지만, 짐짝은 짐받이에 실어야지요. 사람은 사랑으로 고이 마주하고 넘실거리는 사랑으로 아껴야지 싶습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사랑을 입어 태어나거든요. 바로 사랑을 머금으며 자라고, 언제나 사랑을 누리면서 하루를 보내니, 차츰차츰 크는 동안 이미 온마음은 반짝반짝 아름다운 빛으로 가득하리라 생각합니다. ㅅㄴㄹ


사랑둥이·사랑이·사랑받이·온사랑·온마음·꽃둥이·꽃사랑·애면글면·듬뿍사랑·넘실사랑·사랑너울·사랑물결·고이·곱게 ← 금지옥엽

돌봄길·살림길·들살림 ← 민간요법

잘못·저지레·말썽·탓 ← 불찰

짐짝 ← 물건, 화물, 수하물

짐받이 ← 캐리어, 적재대

처음·첫·애-·일찍·일찌감치·바로·그자리·확·벌써·이미 ← 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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