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3.25. 가리개


어버이는 아이를 앞에서도 보아주고 뒤에서도 돌보며 옆에서도 살피는 자리이지 싶습니다. 늘 곁에 있으면서 마음으로 헤아리고 어디에서나 사랑으로 품는 자리이기도 할 테지요. 바라지나 이바지라는 뒷힘이 아닌 뒷장사는 결이 확 다릅니다. 뒷배하고 뒷길도 달라요. 자리만 놓고 보면 ‘뒤’이기는 한데, 마음이며 생각이 다르니 숨결이 바뀝니다. 아무래도 어떻게 나아가며 무엇을 꿈꾸느냐로 갈리겠지요. 무슨 일을 하든 기쁜 사랑이라면 앞뒤옆 어디나 아름다워요. 호미가 잘 드는 때가 있고, 꽃삽이 어울리는 때가 있습니다. 어린나무를 심자면 그냥 삽을 써야겠지요. 불을 담아서 옮기는 부삽이 있고, 삽날을 붙인 삽차가 있어요. 얼굴을 남이 못 알아보도록 하려고 입을 가려요. ‘입가리개’입니다. 쓰임새나 크기에 따라 ‘입마개’나 ‘얼굴마개’가 될 테고, ‘얼굴가리개’가 되기도 합니다. 아주 뒤집어쓰면 ‘탈’이 되어요. 글을 쓰려면 글감이 있어야 한다지만, ‘감·거리’에 앞서 오늘 하루라는 삶이 있어야지 싶습니다. 삶을 짓고 누리며 헤아리는 하루라 한다면, 남달리 그림감·글감을 찾아나서지 않아도 무엇이든 그리고 쓸 만하다고 느껴요. ㅅㄴㄹ


뒷장사·뒷길·뒷구멍·뒷일 ← 뒷거래, 암거래, 음성적, 불법, 비합법

몇 가지·여러 가지·무슨·어떠한·어쩐지·아무래도·이래저래 ← 모종의

꽃삽 ← 모종삽

어린나무·싹나무 ← 묘목, 모종나무

입마개·입가리개·가리개·얼굴마개·얼굴가리개·탈 ← 마스크, 복면

그림감·그릴거리·글감·쓸거리 ← 소재, 제재, 재료, 모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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