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3.23. 하늘돌이
놀리거나 따돌리거나 괴롭히려고 하는 이는 으레 “그런 시골구석에서!” 같은 말을 했습니다. 서울이 아니어도 시골이고, 인천이어도 시골이고, 인천 같은 큰고장이어도 골목마을은 시골이고, 이 골목에서도 가난한 집은 시골로 여겨요. 그런데 시골에서도 읍내나 면소재지가 아니면 또 ‘더 시골’이라고, 후미진 곳이라고, 구석퉁이라고, 끄트머리라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굳은틀로 바라보니까 “너희는 구석이잖아?”라든지 “그런 구석빼기에서 뭘 한다고?”처럼 비아냥대는구나 싶어요. 공처럼 생긴 이 별에서는 구석도 끝도 복판도 없이 모두 고요히 삶터일 뿐인데 말이지요. 굴레를 깨지 못하면 생각을 틔우지 못합니다. 스스로 갇히면 삶뿐 아니라 생각도 사랑도 갇혀요. 우리는 어떤 별에서 살까요? 하늘이 돌까요, 땅이 돌까요? 어느 쪽이 맞느냐를 놓고 참 오래 다투는구나 싶었습니다만, 곰곰이 보자면 하늘도 돌고 땅도 돌아요. 해도 돌고 이 별도 돌지요. 우리는 이 별이 가만히 돌고 도는 결을 느낄 수 있을까요. 이 별이 도는 소리가 너무 커서 외려 못 들을까요. 숨을 가늘게 고르고, 마음을 가느다랗게 추스르면서 마음으로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ㅅㄴㄹ
언저리·외지다·후미지다·가장자리·구석·귀퉁이·가·가생이·구석빼기·끝·끝자리·끄트머리 ← 변(邊), 변두리, 변방, 변죽
굳은틀·굳은넋·굳은생각·낡은틀·낡은넋·낡은생각·갇힌틀·갇힌넋·갇힌생각·굴레·틀박이·틀 ← 고정관념, 구태의연
하늘돌이·하늘이 돌다 ← 천동설
땅돌이·땅이 돌다 ← 지동설
가늘다·가느다랗다 ← 약하다, 희미, 연하다, 세세, 미세, 미소(微小), 단(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