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3.24.
《새의 마음》
조향미 글, 내일을여는책, 2000.7.20.
몸이 찌뿌둥하다. 어제는 쑥잎을 덖어서 병에 담았고, 큰아이하고 면소재지까지 걸어가서 두 곳에 부쳤다. 쉬잖고 온일을 했으니 이튿날인 오늘 찌뿌둥할밖에. 며칠 뒤에 또 쑥잎을 훑어서 말린 다음 덖어야지. 올해에는 모과잎도 덖으려고 생각한다. 새달로 넘어서면 뽕잎하고 감잎도 훑어서 덖겠지. 바야흐로 잎을 누리는 하루이다. 모로 누워 시집 《새의 마음》을 읽는데, 싯말이 꽤 갇혔다. 글쓴님은 국어 교사로 일한다는데, 학교에서 교과서로 가르치는 문학이라는 틀에 걸맞는 시라고 할까나. 왜 홀가분하게 쓰지 않을까. 왜 글치레를 하거나 글멋을 부리려 할까. 왜 속마음을 싯말에 얹지 않을까. 왜 슬쩍슬쩍 감추듯 꾸미는 글자락으로 ‘좋은 시처럼 보이려는 그럴듯한 굴레’에 가두려 할까. 새마음이란, 새다운 마음이면서 새로운 마음이다. 새삼스러운 마음이로, 새처럼 홀가분하게 바람을 타고서 하늘빛을 먹는 마음이다. 국어 교사라 하더라도 푸름이 곁에서 멋스러워 보이는 시를 읊어야 하지 않는다. ‘국어 교사여도 시를 좀 못 쓰면’ 어떤가? 수수하거나 투박하게 우리 삶이며 숨결이며 사랑을 고스란히 담으면 될 노릇 아닐까? 중·고등학교 푸름이는 ‘명작·모범’을 배워야 하지 않는다. 삶을 배우고 사랑을 듣고 살림을 지어야지.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