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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가리타의 모험 1 : 수상한 해적선의 등장 ㅣ 학교종이 땡땡땡 6
구도 노리코 지음,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9년 4월
평점 :
숲노래 어린이책
맑은책시렁 226
《수상한 해적선의 등장》
구도 노리코
김소연 옮김
천개의바람
2019.4.25.
“잘 먹었어. 그런데 보물 같은 건 없나?” “보물이라면 내 조리 도구지.” “미안하지만 우리가 좀 가져가야겠어. 이게 우리 해적들 일이라서 말이야.” 해적선은 마르가리타의 냄비를 몽땅 싣고 달밤 너머로 사라져 갔습니다. (12쪽)
“뭐야, 어젯밤의 그 꼬마잖아. 그래도 보물은 돌려줄 수없어. 왜냐하면 이건 해적의 규칙이거든.” (25쪽)
아이들은 어느 때에 즐거울까 하고 물어본다면, ‘오늘 내가 어른이라는 생각’은 접고서 ‘나도 언제나 똑같이 어린이’라는 마음이 되어 스스로 바라보면 되어요.
아이한테 물어보면 아이 마음을 알 수 있겠지요. 그런데 우리가 물어보는 아이는 여느 어른하고 똑같이 ‘다 다른 사람’이에요. 우리 앞에 선 아이가 들려주는 말은 그 아이라기보다 그 사람 눈빛이자 삶빛입니다.
더없이 마땅하게도 모든 아이는 즐거운 놀이나 일이 다 달라요. 어느 아이한테는 이 놀이가 즐거울 테지만, 어느 아이한테는 저 심부름이 즐겁고, 어느 아이한테는 그 일거리가 즐겁습니다. 어른도 그렇지만 아이도 누구나 스스로 제 길을 찾아서 가거든요.
어린이문학 《수상한 해적선의 등장》(구도 노리코/김소연 옮김, 천개의바람, 2019)에는 부엌지기가 나오고, 바다에서 훔침질을 하는 이가 나오며, 훔침질을 일삼는 이를 붙잡아서 살림살이를 돌려받으려는 사람이 나옵니다. 부엌지기를 하는 아이는 즐겁게 밥을 지어서 넉넉히 나누는 하루를 보냅니다. 배고파 하는 이웃이나 동무가 있으면 스스럼없이 손길을 내밀어요. 부엌지기 살림길입니다. 훔침쟁이는 언제나 훔치려 합니다. 훔치는 짓이 옳거나 그르거나 따지지 않습니다. 예전부터 그렇게 해왔다고 여기며, 이 틀을 어기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가만히 있다고 살림을 빼앗긴 마을사람은 말도 없이 함부로 가져가면 안 된다고, 스스로 지어서 나누는 길이 즐거우면서 아름답다고 얘기하지요.
다들 지키고 싶은 틀이 있어요. 저마다 익숙한 얼개가 있지요. 홀가분하게, 또는 얽매여 살아온 굴레가 있습니다. 이때에 서로 어떻게 하면 즐거울까요? 내 틀을 네가 반드시 따라야 할까요? 네 틀이 어떠하건 말건 누구나 내 틀대로 해야 할까요? 아니면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면서 새로운 길을 찾고, 서로서로 즐거운 길을 찾아나설 수 있을까요? 그나저나 옮김말은 어린이 눈높이에 무척 안 맞습니다. 옮김말을 모조리 가다듬어 주기를 바랍니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