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2.25. 코종이


코를 힝 풉니다. 킁킁 풀기도 합니다. 코를 풀 적에 쓰는 얇은 종이가 있다면 ‘코종이’예요. 다 써서 이제는 버릴 만하다 싶으면 ‘넝마’이지요. 넝마가 된 세간 가운데 종이를 따로 ‘넝마종이’라 해볼 만해요. 종이란 참 대단하지요. 우리가 짓는 이야기를 담는 책이 되기도 하고, 코를 풀거나 물을 훔치기도 할 뿐 아니라, 이 종이는 새삼스레 흙으로 돌아가서 나무를 다시 살찌울 만하거든요. 사람은 어떤 숨결일까요. 지난날에는 따로 코종이도 여느 종이도 없이 살면서 이야기꽃을 넉넉히 피웠고, 나뭇잎이나 풀잎이나 냇물을 알맞게 썼어요. 오늘날 사람들은 얼마나 깨끗하거나 아름답게 이 터를 가꿀까요. 지난날 사람하고 대면 좀 야코죽을 만한 짓을 하지는 않을까요. 이 땅을 정갈하게 돌보지 못한다면, 옛사람뿐 아니라 앞사람한테도 야코죽을 만해요. 거드름을 피우면 안 될 노릇이거든요. 돈으로 다 되는 일이란 없고, 기계나 셈틀이 다 해주는 일도 없습니다. 돈이나 기계나 셈틀을 다루더라도 우리 마음이 먼저 서야지요. 무엇을 어떻게 누린 다음에 이 마을이며 터이며 보금자리를 깔끔하게 다스리는 길을 마음에 차근차근 담아야지요. ㅅㄴㄹ


코종이 ← 휴지(休紙), 화장지

넝마 ← 고물(古物), 중고의류, 구제옷(舊製-), 빈티지, 폐휴지, 휴지(休紙), 폐지(廢紙)

넝마종이 ← 폐휴지, 휴지(休紙), 폐지(廢紙)

야코죽다 ← 압도되다, 압박당하다, 압박, 기죽다, 체면 깎이다, 수모, 봉변, 민망, 굴욕, 굴욕적, 욕보이다, 능욕, 모욕, 면목없다

거드름 ← 유세, 거만, 교만, 자만(自慢), 오만(傲慢), 오만불손, 불손, 오만방자, 방자, 무례, 무뢰, 예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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