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오늘 읽기 2020.3.3.


《봄 여름 가을 겨울》

 헬렌 아폰시리 글·그림/엄혜숙 옮김, 이마주, 2019.1.25.



큰아이가 태어난 2008년부터 그림책 글손질을 한다. 내가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아이한테 읽어 줄 적에는 ‘책에 적힌 대로 안 읽’는다. 얼토당토않은 번역 말씨나 일본 말씨나 얄궂은 말씨를 그자리에서 고쳐서 읽으니까. 할머니나 이웃님이 아이들한테 그림책을 읽어 주시는 모습을 보면 다들 ‘책에 적힌 대로만 읽’는다. 책말이 상냥하거나 알맞다면 그냥 읽어도 될 테지만, 거의 모두라 할 옮긴님은 ‘어린이한테 들려줄 한국말’을 아예 모르다시피 한다. 학교랑 사회에 길든 뒤범벅 말씨를 어린이책에 멋모르고 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얼거리나 이야기가 곱다고 느낀다. 그러나 옮김말이 너무 허술하다. 한 줄도 그냥 넘어갈 수 없도록 어린이하고 등진 번역 말씨에 얄궂은 말씨가 흐른다. 한숨을 쉬며 글손질을 하다가 쉬다가 며칠 묵히다가 다시 글손질을 했다. 차마 아이들한테 못 읽히겠다. 우리가 아예 ‘풀잎 그림책’을 새로 쓰자고 생각한다. 이웃나라 그림책을 쓰신 분은 ‘어려운 그 나라 말’을 썼을까, 아니면 가장 쉽고 부드러우며 사랑스러운 그 나라 말을 썼을까. 철마다 빛이 다르듯 사람마다 빛이 달라 고장말·마을말이 있다. 사투리로 옮겨 본다면 얄궂은 말씨가 어린이책이고 어른책에 불거질 일이란 거의 없다. ㅅㄴㄹ














(12쪽) 봄날의 합창. 봄이 왔다는 건 새들에게 딱 한 가지 뜻이에요. 짝을 찾을 때라는 것이지요. 동트기 전, 새들의 노래로 숲은 소란스러워져요 … 새들은 큰 소리로 서로의 짝을 불러냅니다. 

→ 봄노래. 봄이란 새한테 이런 뜻이에요. 짝을 찾을 때랍니다. 동트기 앞서, 새가 부르는 노래로 숲은 시끌시끌해요 … 새는 큰 소리로 서로 짝을 불러냅니다.


(13쪽) 사랑의 보금자리. 따뜻한 봄날, 짝을 찾은 새들은 새로운 가족을 맞을 준비로 분주해져요.

→ 사랑스런 보금자리. 따뜻한 봄날, 짝을 찾은 새는 새로운 아이를 맞으려고 바빠요.


(14쪽) 나무들의 변신. 긴 겨울이 끝나면 나무들은 변신을 시작합니다 … 구불구불한 소용돌이를 만들어 내면, 작은 잎들이 한 줄로 드러나지요.

→ 달라지는 나무. 긴 겨울이 끝나면 나무는 달라집니다 … 구불구불한 소용돌이를 지으면, 작은 잎이 한 줄로 드러나지요.


(15쪽) 뿌리를 내리고 초록 싹을 밀어 올려요. 곤충들의 한살이로 시작되지요. 봄의 곤충 나비가 이제 막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려 하고 있어요.

→ 뿌리를 내리고 푸른 싹을 밀어 올려요. 이제부터 풀벌레 한살이예요. 봄에 깬 나비가 이제 막 새로운 한 해를 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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