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2.15. 숲짐승


무엇을 쓰면 좋을까 하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모든 글감은 삶자리에서 비롯하거든요. 언제나 이 삶을 씁니다. 앞으로 나아가려는 살림을 쓰고, 스스로 이루려는 사랑을 씁니다. 누가 시켜서 어느 일을 할 수 있지만, 이보다는 스스로 일감을 찾습니다. 밥감도 노랫감도 스스로 찾습니다. 들에 사는 짐승도 언제나 스스로 찾아요. 숲이며 멧골에 사는 짐승도 그렇습니다. 손수 짓는다면 몰래 사고파는 일이 없어요. 가만히 살펴봐요. 눈을 반짝이면서 헤아리면 우리는 모두 알 만합니다. 얼핏 보기로는 헌것 같지만, 오래되거나 낡아 보이지만, 속은 다르기 마련이에요. 새것이어야 거룩하지 않아요. 우리가 아끼는 거룩한 그림이며 꽃이며 불이라면 기나긴 나날을 꾸준히 포근하면서 넉넉하게 흐른 숨결을 담지 싶습니다. 골을 부릴 일이 없어요. 짜증을 내거나 다그칠 까닭이 없어요. 하나하나 보면 되어요. 바로 우리 삶을 보고, 곁에서 글감이며 일감이며 밥감이며 노랫감을 찾으면 되어요. 누구한테 조르지 않습니다. 말을 많이 하지 않습니다. 애를 끓지 않아요. 가만가만 마음눈을 뜨면서 오늘 하루를 새롭게 짓습니다. ㅅㄴㄹ


글감 ← 소재(素材), 재료, 모티브, 제재(題材)

들짐승·숲짐승·멧짐승 ← 야생동물

몰래팔기·몰래사기 ← 밀매, 밀무역, 암거래

알다·알아주다·살피다·헤아리다 ←양지(諒知)

마병·헌것·오랜것·낡은것 ← 고물

거룩그림 ← 성화(聖畵)

거룩꽃 ← 성화(聖花)

거룩불·횃불 ← 성화(聖火)

골부림·짜증·들볶다·닦달·몰다·다그치다·시끄럽다·북적북적·쫑알쫑알·등쌀·조르다·말하다·버럭버럭·떠들다·말많다·애끓다 ← 성화(成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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