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2.8. 비랑 비


비가 오니 ‘비’가 오는구나 하고 말합니다. 비가 오니 빗물을 먹어요. 비는 가볍게 내리기도 하고 세차게 퍼붓기도 해요. 갑자기 오더니 가만가만 뿌리면서 그치기도 합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물은 ‘비·빗물’이라면, 땅에 내려앉는 먼지를 쓸어내는 다른 ‘비’가 있어요. ‘빗자루’라고도 합니다. 우리는 비로 살살 쓸어서 집이며 마을을 정갈하게 돌보아요. 그런데 비질이 성가시다면서 달아나지는 않나요. 비질은 남한테 떠넘기고서 슬쩍 손을 놓은 적은 없나요. 힘이 든다면 누구라도 가볍게 손을 놓을 만해요. 서둘러 하기보다는 느긋이 쉬면서 하면 즐거워요. 그렇지만 갑자기 손을 놓으면 같이 일하던 사람이 버겁겠지요. 미리 말하면서 서로서로 손을 따스히 잡으면 좋겠어요. 잘하건 못하건 다 좋으니 티를 내기보다는, 뽐내거나 드러내기보다는, 오순도순 어울리면 아름다워요. 잘난척이란 으레 시들시들해요. 어깨동무일 적에 싱그럽고, 보여주려는 몸짓에서는 노래가 사라지면서 따분합니다. 가만 보면 자랑질이나 뽐냄질이란 끄나풀 같아요. 허수아비 아닌 스스로 임자로 서는 숨결이라면, 종살이가 아닌 임자살림이라면 우리 길은 웃음노래입니다. ㅅㄴㄹ


비 1 (빗물) ← 우수(雨水), 강수량, 강수(降水), 강우량, 강우(降雨)

비 2 (빗자루) ← 소지도구(掃地道具), 소제도구(掃除道具)

손놓다 ← 휴식, 도외시, 외면, 직무유기, 책임회피, 등한시, 방임, 방치, 방관, 수수방관, 도중하차, 중단, 중지, 회피, 포기, 무책임, 도망, 도주, 철수, 철회, 피신, 땡땡이, 전선이탈, 이탈, 소극(消極), 소극적, 항복

시늉·티내다·자랑·보여주다·드러내다·뽐내다·잘난척하다 ← 생색(生色)

시들다·닳다·삭다·나쁘다·사라지다·녹다 ← 열화(劣化)

몸종·종·끄나풀·심부름꾼·허수아비 ← 시녀(侍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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