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1.29.


처음부터 사랑으로 만나서 살아가는 길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사랑은 아니었다지만, 같이 살림을 지으면서 찬찬히 사랑을 꽃피우는 길이 있습니다. 어느 쪽이 더 좋다고 할 수 없어요. 서로 다르면서 서로 새로운 길입니다. 사랑으로 만나서 살림을 꾸릴 적에도 하나하나 맞출 줄 알아야 합니다. 사랑이라면 말이지요. 눈이 맞아서 살림하는 길은 아직 사랑이 아닙니다. 눈맞음일 뿐인걸요. 사랑이라는 마음이 되어 나란히 꽃갓을 쓰면서 가시버시가 될 수 있어요. 맞춤살이라지만 두꽃은 천천히 피어나는 늦꽃이 될 만해요. 두 사람은 가만가만 맞추면서 가싯길도 건너고 살림수렁도 지나갑니다. 가시밭이나 수렁이 나올 적마다 다투기보다 더 이야기를 하고 생각을 기울이면서 새길을 찾을 만해요. 다시 말해서 새삼스레 나눔벗이 되면서 보금자리를 가꾸는 셈입니다. 두고두고 오붓하게 지내던 사람을 떠나보내는 길에, 바다나 냇물에 띄울 수 있습니다. 너른 들판에서 짓던 살림이라면 바람에 흩날릴 수 있습니다. 흙에 주검을 묻을 수도, 몸하고 뼈를 불사른 다음에 나무 곁에 묻을 수도, 숲 한켠에 묻을 수도, 또 작은 들꽃 곁에 묻을 수도 있어요. ㅅㄴㄹ


맞춤살이 ← 중매결혼

사랑살이 ← 연애결혼

꽃갓·꽃족두리·꽃띠·꽃부리 ← 화관(花冠)

가시버시·꽃짝·두님·두분·두꽃·두 사람 ← 신랑신부, 부부

살림수렁·돈수렁 ← 경제위기

나눔이·나눔벗·나눔지기·나눔님 ← 봉사자, 자원봉사자, 기부자, 공헌자, 자선가

물묻이 ← 수장(水葬)

바람묻이 ← 풍장(風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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