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1.28.


‘모습’은 한국말이고, ‘모양’은 한자말입니다. 어릴 적에는 거의 비슷해 보이는 두 말이 왜 한국말하고 한자말로 갈리는지 헷갈렸고, 둘레에서 이를 밝혀 주는 어른이 없었어요. 이제 스스로 어른 자리에 서면서 어렴풋하게 알아챕니다. 한국말 ‘몸·모·몬’하고 맞물리는 ‘모습’이더군요. ‘여러모로’라든지 ‘세모·네모’라든지 ‘모이다’ 같은 데에서 바로 ‘모’가 나오지요. ‘습’에서는 ‘스스로·서다’ 같은 말이 얽혀요. 실타래를 찾고 보면 어느새 환합니다. 하나씩 맞추면서 눈을 뜨고, 찬찬히 달래면서 귀를 열며, 조금씩 추스르면서 마음을 틔우지요. 더 곱게 말한다기보다 스스로 즐겁게 말하노라면 어느새 눈을 번쩍 떠요. 일부러 하지 않아요. 부러 안 해도 되어요. 멋지지 않더라도 살갑게 말하면 되어요. 보기좋게 하기보다는 푸근한 마음이 되어서 조곤조곤 나눠 봐요. 우리가 선 자리에서, 서로 어깨동무하는 곳에서, 내 깜냥을 살려서, 우리 주제를 북돋우면서, 이 보금자리가 너른숲이 되는 길을 갑니다. 싸움터나 먹이밭이 아닌 포근집에서 도란도란 어우러지는 살림꽃을 피우려 합니다. 말꽃은 노래꽃이면서 사랑꽃입니다. ㅅㄴㄹ


모습·꼴·꼬라지·멋·주제·결·얼굴·생김새·-마냥·-처럼·-같이·같은·듯·-가 보다 ← 모양(某樣)

일부러·부러·우정 ← 고의적, 인위적, 인공적, 의도적

맞추다·달래다·다독이다·추스르다·가누다·고르다·건사하다·갈무리·살피다 ← 조절

곱다·예쁘다·아름답다·멋지다·살갑다·보기좋다·푸근하다 ← 문학적

자리·곳·데·깜냥·주제·터 ← 포지션

숲·너른숲·푸른숲·싸움밭·싸움터·수렁·먹이밭·먹이판 ← 정글

포근집·포근칸 ← 온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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