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살 여공의 삶 - 한 여성 노동자의 자기역사 쓰기
신순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숲노래 책읽기

책으로 삶읽기 550


《열세 살 여공의 삶》

 신순애 

 한겨레출판

 2014.4.18.



시간외수당을 요구하는 캄보디아 노동자들의 시위에 군대가 개입해서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을 듣고 내 귀와 눈을 의심했다. 내가 1970년대에 경험한 상황과 너무 비슷했기 때문이다. (17쪽)


박정희 정권의 수출 지향적 산업화 정책하에 농업 위주의 삶을 꾸려 나가던 공동체는 위기에 처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특히 젊은 여성들이 농촌을 떠나 서울 등 대도시로 이주하는 결과를 낳는다. (49쪽)


내 아버지와 어머니가 어떻게 농촌 생활을 했는지, 형제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그리고 왜 열세 살의 나이에 내가 공순이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먼저 짚어 보려 한다. (61쪽)


삼양사 시다들은 하루 종일 마룻바닥에 무릎을 꿇고서 일했다. 미싱사에게 일감을 올려 줄 때에는 발목과 장딴지를 바닥에 댄 채로 무릎 위 허벅지를 펴면 얼굴이 미싱판 위에 닿았다. (84쪽)



《열세 살 여공의 삶》(신순애, 한겨레출판, 2014)을 처음 손에 쥘 적에는 ‘열세 살 일순이’로서 어떤 눈물이며 웃음으로 그 길을 걸어왔나 하는 이야기를 만날 줄 알았다. 그러나 글쓴님은 이녁 발자취를 담은 책이 아닌 논문을 썼더라. 대학교 학위라든지 뭔가 이름을 거머쥐고 싶어서 논문을 써도 되겠지. 그런데 “열세 살 일순이”라면서? 일하는 열세 살 가시내가 이런 말씨를 쓸까? 아닐 텐데. 열세 살 일돌이도 매한가지이다. 왜 삶하고 아주 동떨어진 말라비틀어진 어떤 삶내음도 땀방울도 흐르지 않는 멋대가리없는 학자님들 지식인들 말씨를 갖다 붙이는 책을 꾸몄을까? 이렇게 써야 이 나라 뒷그늘을 밝히거나 ‘역사 인문학’이 되는가? 아니다. 스스로 걸어온 길을 제 목소리로 담아내야 비로소 참삶이요 참걸음이 되겠지. 일하는 사람들이여, 제발 논문이나 인문책 따위를 쓰지 말자. 그저 “우리 이야기”를, 우리들 삶말로 또박또박 쓰자.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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