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22.


《식물의 책》

 이소영 글·그림, 책읽는수요일, 2019.10.25.



주어도 사랑이고 받아도 사랑일 테지. 누려도 사랑이고 길어올려도 사랑이겠지. 사랑이 아닌 자리란 없고, 사랑이 아닐 곳도 없으리라. 풀밥즐김이가 하는 말 가운데 “고기가 되는 짐승이 불쌍하다”는 말을 어릴 적부터 받아들일 수 없었다. “밥이 되는 풀이나 열매도 불쌍하다”고 해야 할 테니까. 눈앞에서 죽는 개나 돼지나 소나 닭만 딱할까? 바닷물고기나 민물고기는 어떨까? 무엇보다도 사람들 삽질에 죽어나는 풀이나 나무는 어떠하지? 뭇목숨을 아낀다고 말하면서 밭일을 할 적에 ‘쓸모없는 풀’이라 여겨 여느 들풀을 마구 뽑아대는 사람을 보면 앞뒤나 겉속이 다르다고 느꼈다. 생각해 보자. 왜 들풀하고는 말을 안 섞을까? 왜 들풀이 들려주는 말을 들으려 안 할까? 왜 들풀에 흐르는 숨결을 안 느끼려 할까? 《식물의 책》을 처음 장만할 적에는 이 그림꾸러미를 지은 분이 풀소리나 풀말이나 풀얘기를 마음으로 들었겠거니 여겼다. 그러나 온통 다른 책이나 자료에 기대어 그림을 곁들이는 얼개이더라. 왜 마음으로 풀한테 바로 묻지 않고 책부터 뒤져야 할까? 왜 학술이름에 얽매이면서 터 들 숲 밭 골목 마을마다 다르게 돋는 풀살림을 옮기지 않을까? 사람마다 밥맛이나 김치맛이 다르듯 터마다 모든 풀노래가 다르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