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1.18.
서울에 가니 ‘서울길’이에요. 그런데 적잖은 이들이 ‘상행선’이라든지 ‘올라간다’고 말합니다. 서울을 벗어나면 ‘부산길’이나 ‘인천길’이에요. 그러나 꽤 많은 이들이 ‘하행선’이나 ‘내려가다’라 하더군요. 고흥 같은 시골에서 서울을 거쳐 인천으로 가면 “서울로 올라갔다가 인천에 내려오네” 하고 말하는 이가 제법 있어요. 이 고장에서 저 고장으로 가는 길은 오르내리는 길이 아닌 오가는 길입니다. 예전에는 헤어지거나 멀리할 적에 ‘절교’ 같은 한자말을 쓰는 이가 많았는데 요새는 일본말 ‘손절’을 쓰는 이가 늘어요. ‘헤어진다’나 ‘끊다’라 하면 되어요. 아들을 좋아하니 아들사랑이면서 아들바보요 아들바라기입니다. 딸을 좋아하면 딸사랑이자 딸바보이고 딸바라기일 테지요. 길을 걸어요. 거님길에는 거님돌을 깔지요. 바람을 알기에 바람아씨입니다. 숲을 알아 숲아씨예요. 슬기롭게 빛을 나누는 빛아씨이고요. 뒷걸음 말고 앞걸음을 합니다. 걸음은 늘 앞으로만 가지 않거든요. 옆걸음이나 샛걸음도 있잖아요. 머리카락이 하얗게 된 할머니이니 ‘흰할머니·흰할매’예요. ‘흰어르신’인데 ‘흰꽃어른’처럼 새말도 지어 봅니다. ㅅㄴㄹ
서울길 ← 상행선
끝·끝장·끊다·등지다·손사래·멀리하다·안 보다 ← 손절, 손절매, 절교
아들사랑·아들바라기·아들바보 ← 남아선호
거님돌 ← 보도블록
거님길 ← 보행로, 인도
바람아씨·숲아씨·빛아씨 ← 마녀
앞걸음 ← 진보, 진전, 발전, 전진
흰늙은이·흰어르신·흰할매·흰할배·흰꽃·흰꽃어른 ← 백발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