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1.17.


마을에서 사는 사람이 보기에 두 가지 눈길이 있습니다. 하나는 손님이요, 다른 하나는 이웃입니다. 이 마을에서 나고 자라지 않았기에 손님으로 본다면, 이 마을에서 나고 자라든 아니든 곁에서 즐거이 어울릴 사람이기에 이웃으로 봅니다. 풀을 놓고 생각합니다. 식물학자는 ‘귀화식물·외래식물’이란 이름을 씁니다만, 어쩐지 내키지 않습니다. 정 그렇게 갈라야겠다면 ‘들온풀’쯤으로 이름을 붙일 만하지 싶어요. 이 땅에서 오래 산 풀이라면 ‘텃풀’쯤으로 이름을 붙일 수 있겠지요. 이 땅에서 오래 산 짐승이라면 ‘텃짐승’이 될 테고, 이 땅에서 오래도록 심어서 가꾼 씨앗이면 ‘텃씨’요, 이 땅에서 오래도록 주고받은 말이라면 ‘텃말’이 될 만합니다. 책을 짓는 일꾼은 책이 될 종이를 장만할 적에 ‘지가·지대·용지대’를 치른다고 하는데, 이런 한자말은 사전에 없어요. 일본 말씨일 테지요. ‘종이값’이라 하면 되지 않을까요. 소리가 같은 다른 한자말 ‘지가·지대’는 ‘땅값’이라 하면 되어요. 바로바로 말하지 않으니 ‘둘러말하기’요 ‘돌려말하기’이며‘에두른다’고도 해요. 피를 이어 ‘핏줄’이고, 집을 이어 ‘집안사람’이지요. ㅅㄴㄹ


손님 ← 외지인, 고객, 게스트, 방문자, 관객

텃풀 ← 토종식물

텃짐승 ← 토종동물

텃씨 ← 토종종자

텃말 ← 토박이말, 고유어

들온풀 ← 외래식물, 귀화식물

땅값 ← 지가(地價), 지대(地代)

종이값 ← 지가(紙價), 지대(紙代)

둘러말하다·돌려말하다·에두르다 ← 완곡, 막연, 불분명, 추상, 추상적, 은유, 은유적, 은연중, 은근, 암시적, 암시, 간접, 간접적

집안·집안사람·핏줄·한핏줄 ← 혈연, 혈연관계, 친척, 친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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