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잖아요? 함께하는이야기 2
김혜온 지음, 홍기한 그림 / 마음이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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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맑은책시렁 221


《학교잖아요?》

 김혜온 글

 홍기한 그림

 마음이음

 2019.1.5.



“할아버지, 왜 특수학교를 반대하는 거예요?” “왜라니?” “학교잖아요?” (29쪽)


“난 그런 생각은 한 번도 안 해 봤는데.” “넌 장애를 가진 동생이 없잖아.” (52쪽)


“어른들이 알아서 할 거야.” 엄마 목소리가 착 가라앉았다. “어른들이라고 잘 아는 건 아니던데 뭐.” (70쪽)


“엄마는 맨날 나한테 더불어 살아야 한다 그러고, 힘없고 약한 사람들 생각해야 된다고 그랬으면서! 특수학교는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교육 받을 권리래. 선생님이 그랬어. 우리가 학교에 다니는 거랑 똑같은 권리라고.” (86쪽)


“또 아파트 사람들은 장애인들이 위험하대요. 제 동생은 위험하지 않아요. 가끔 떼도 쓰고 화나면 울고 소리도 지르지만 그건 누구나 그렇잖아요?” (94쪽)



  날이 갈수록 학교가 작아집니다. 한때 커다란 학교가 바람처럼 일었으나, 서울이건 시골이건 작은 학교로 달라집니다. 학급이 줄고, 학급마다 받는 사람도 줄어듭니다. 학교를 들여다보면 교과서도 예전하고 다릅니다. 예전 교과서는 작으면서 두꺼웠다면, 요즘 교과서는 크고 얇습니다. 그런데 예전 교과서는 흙종이(만화종이)였다면, 요즘 교과서는 형광물질하고 표백제를 넣어 새하얗고 무거운 종이입니다.


  그림이며 사진이 많이 담긴 요즘 교과서인데, 얼핏 보자면 교과서 안 같구나 싶으나, 곰곰이 보면 삶을 새롭게 바라보는 눈썰미는 흐르지 않는구나 싶어 교과서는 아직 교과서로구나 싶어요. 무엇보다도 건물이나 교과서가 껍데기는 바뀌되 속살이 바뀌지는 않아요. 네모난 틀에 갇힌 학교이면서, 이곳을 다닐 사람도 네모난 틀에 맞추어야 하는 학교입니다.


  그런데 그런 네모난 틀인 학교조차 다니기 어려운 사람이 제법 있습니다. 이른바 ‘장애인’이란 이름으로 살아가야 하는 사람입니다. 《학교잖아요?》(김혜온, 마음이음, 2019)는 서울 한켠에 세우려고 하는 장애인 학교를 둘러싸고 ‘집값이 떨어진다’느니 ‘장애 어린이가 거칠거나 사납다’느니 ‘장애인 학교 말고 대형마트를 세우라’느니 하는 목소리가 불거지는 오늘날 모습을 그립니다.


  머리띠를 질끈 두르고서 장애인 학교는 안 된다고 외치는 할아버지 앞에 선 아이가 묻습니다. “학교잖아요?” 할아버지는 대꾸를 하지 못합니다. 학교인걸요.


  재산으로 삼는 땅하고 집이 있는 어른들은 장애인 학교이건 다른 학교이건 그리 내키지 않는 눈치입니다. 이 학교이건 저 학교이건 집값이나 땅값에 이바지한다고 여기지 않거든요. 대형마트가 들어서야 껑충껑충 올라 그 땅이나 집을 팔고 나가기에 좋다고 여기지요.


  배우려 하지 않으니 배움자리를 마련하지 않아요. 배울 뜻이 없으니 껍데기는 바꾸어도 속살을 바꾸지 않아요. 배울 마음이 없으니 큰돈을 들여 건물이며 교과서 틀을 살짝 손보기는 하지만, 어린이하고 푸름이사 스스로 삶을 짓는 길을 슬기롭게 배우는 판은 아직 마련하지 않아요. 이제는 새로운 학교가 들어서야지 싶어요. 일반 학교도 장애인 학교도 아닌, 모든 사람이 늘 드나드는 배움터가 있어야지 싶어요. 여섯 해나 세 해만 다니고 그치는 학교가 아닌, 늘 오가면서 누구나 배우는 터전으로 열린판을 닦아야지 싶어요. 스스로 배우지 않을 적에는 스스로 바보가 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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