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나리아리랑 실천시선(실천문학의 시집) 102
안용산 지음 / 실천문학사 / 1995년 12월
평점 :
품절


숲노래 시읽기

노래책시렁 117


《메나리 아리랑》

 안용산

 실천문학사

 1995.12.30.



  큰아이가 저녁으로 고구마를 찌겠노라 하기에 ‘그렇다면 읍내마실을 다녀올까?’ 하고 생각합니다. 고구마를 찌면서 찐빵을 얹으면 같이 누릴 테니까요. 이동안 큰아이는 집에서 그림놀이를 누립니다. 저는 시골버스를 마을 어귀에서 기다리며, 또 타고 나가며, 다시 시골버스를 기다려 타고 들어오는 길에 시집 한 자락하고 인문책 한 자락을 다 읽습니다. 이러고도 틈이 있어 수첩을 펴서 ‘토란’이란 동시를 한 자락 써 보았습니다. 토란알이며 토란잎이 들려준 마음소리를 찬찬히 옮겼지요. 《메나리 아리랑》을 읽는데 좀 심심합니다. 왜 심심할까 하고 생각하다가, “우수나 경칩”이란 이녁 노랫자락에서 얼핏 느낍니다. 논도 아니구 밭도 아니어도 어떻겠습니까. 흙지기도 아니고 장사님도 아니면 어떠한가요. 꼭 무슨 이름이어야 하지 않고, 꼭 뭐가 되어야 하지 않습니다. 반드시 무슨 목소리를 낸다거나 구태여 무엇을 이루어야 하지 않습니다. 메나리는 메나리입니다. 일노래는 일노래입니다. 설거지를 해도 일이고, 벼를 베어도 일이며, 아이를 가르쳐도 일입니다. 기저귀를 갈아도 일이고, 별을 노래해도 일이며, 개미하고 놀아도 일이지요. ㅅㄴㄹ



산도 아니구 들도 아니구 / 논도 아니구 밭도 아니구 / 농사꾼도 아니구 장사꾼도 아니구 / 요새 부는 바람만큼이나 / 잴 수 없는 게 (우수나 경칩/20쪽)


그랴그랴 / 겨울은 쉬는 게 아녀 / 추우면 추울수록 더욱 잘 타오르는 / 들불처럼 / 즈들 스스로 알 것은 / 모두 아는 것이여 (들불/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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