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1.4.
박물관은 어떤 곳일까요? ‘박물’을 그러모았으니 박물관일 텐데, 국립국어원 사전은 “고고학적 자료, 역사적 유물, 예술품, 그 밖의 학술 자료를 수집·보존·진열하고 일반에게 전시하여 학술 연구와 사회 교육에 기여할 목적으로 만든 시설”이라고 풀이합니다. 그런데 박물관에 놓은 것은 지난날 살림살이입니다. 임금님 살림이든 흙지기 살림이든 살림을 모아 놓지요. ‘박물’이란 ‘살림’을 가리키는 한자말인 셈 아닐까요? ‘박물지’란 ‘살림책’인 셈 아닐까요? 값이 싸다면 ‘싼값’입니다. 사전에 ‘싼값’은 있어요. 그러면 비싸다면? ‘비싼값’이라 하면 될 터이나 이 낱말은 사전에 없어요. 얄궂지요. ‘싼값’ 하나이면 ‘헐값·저가·염가·저렴’을 모두 담아낼 만합니다. 기운이 다하기에 ‘녹초’라고 해요. 초가 녹듯이 몸을 쓰기 어려운 모습입니다. ‘기진맥진·피로·피곤·방전·녹다운’을 모두 담아낼 수 있어요. 저는 아이들하고 언제나 “잘 있”습니다. “잘 지내”지요. 아이들 앞에서도 둘레 어른 옆에서도 ‘무사’라 하지 않고 “잘 있고, 잘 살고, 잘 지낸”다고 말합니다. ㅅㄴㄹ
살림책 ← 박물지
싼값 ← 헐값, 저가, 염가, 저렴
비싼값 ← 고가(高價)
녹초 ← 기진맥진, 피로, 피곤, 방전, 녹다운
잘 있다(잘 지내다) ← 무사(無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