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1.3.


아이들하고 글쓰기를 곧잘 합니다. 일부러 시키지는 않고 아침저녁으로 해요. 아침에는 자리에서 일어난 뒤에 “자, 오늘은 무엇을 하고 싶니? 오늘 무엇을 새롭게 배우고 싶니? 이 모든 생각하고 이야기를 쓰렴.” 하고 말해요. 아침에는 ‘꿈쓰기’를 합니다. 저녁에 자리를 깔고 누울 적에는 “자, 오늘 어떻게 지내거나 놀거나 배웠는가 하는 이야기를 남기자. 하루를 남기자.” 하고 말합니다. 저녁에는 ‘하루쓰기’나 ‘하루남기기’를 합니다. 이러다가 얼핏 생각했지요. ‘일기’라는 낱말을 아이들이 퍽 어릴 적부터 못 알아들었기에 “하루를 쓰자”고 했는데, 단출히 ‘하루쓰기’라 해도 어울리겠네 싶어요. 일기란 저녁이 아닌 낮이나 아침에도 쓸 수 있어요. 비슷한 한자말 ‘일지’도 그렇고요. 이를 모두 수수하게 ‘하루쓰기’라 해도 좋겠지요. 시골뿐 아니라 서울에도 혼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많아요. 이분들을 ‘독거노인’이란 딱딱한 말로 가리키는데 ‘혼-/홀-’을 살려 ‘홀어르신·홀할머니·홀할아버지’라 하면 어떨까요? “의좋은 사이”는 겹말이에요. 그저 ‘사이좋다’라 하면 되고, ‘오순도순·도란도란·알콩달콩’도 좋습니다.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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