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1.1.


새해로 넘어서기 앞서인 2019년 12월 31일에 문득 뒤적인 사전에서 ‘접’이란 말을 새롭게 보았습니다. 요새는 저잣거리에서도 이 말을 좀처럼 못 들어요. 김치를 담그는 이웃이나 둘레 어른도 “배추 한두 접”이 아닌 “배추 서너 포기”나 “배추 열 포기”쯤만 할 만큼, 적게 담기도 하기에 차츰차츰 ‘접’이란 말이 잊히지 싶더군요. 그런데 이 ‘접’은 ‘100’이 되는 숫자를 셀 적에 쓰니, 푸성귀에뿐 아니라 여느 살림을 놓고도 슬쩍 곁들이면 어떠할까 싶기도 합니다. 가래떡을 세면서, 종이를 세면서, 책을 세면서 슬그머니 “가래떡 한 접”이나 “책 두 접”처럼. 이냥저냥 쓸 적에는 몰랐는데 ‘나몰라·나몰라라’를 사람들이 매우 흔히 씁니다. 다만 국립국어원 사전에는 아직 안 오릅니다. 둘 모두 올림말로 삼아도 재미있겠다고 느껴요. 이른바 ‘방관·방임·외면·도외시·소극적·회피’ 같은 말씨를 한마디로 쉽고 빠르게 나타낼 만한 ‘나몰라’예요. 요새는 ‘공동육아’ 하는 분이 늘어나는데, 아이를 함께 돌보는 일이니 ‘함께돌봄’이나 ‘두레돌봄’처럼, 때로는 ‘마을돌봄’처럼 부드럽고 넉넉히 풀어낼 수 있겠다고 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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