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외국말은 처음에 : 모름지기 다른 나라 말을 처음 배울 적에는 그 나라 어린이책이나 그림책부터 펼칠 노릇이다. 왜 그럴까? 어린이책이나 그림책은 바로 ‘그 나라에서 살아가면서 쓰는 밑바탕이 되는 말’로 엮기 마련이니까. 아직 한국은 어린이책이나 그림책에 ‘한국에서 살아가면서 쓸 밑바탕이 되는 말’보다는 엉뚱한 번역 말씨나 얄궂거나 어려운 일본 한자말이 가득하지만, 한국을 뺀 다른 어느 나라이든 그 나라에 밑살림말을 그 나라 어린이책이나 그림책으로 배울 수 있다. 한국말이 왜 어지럽거나 엉터리냐 하고 묻는다면, 대꾸할 말은 참 쉽다. “한국에서 나오는 그림책이나 어린이책에 적힌 말이 얼마나 한국말답습니까? 그런 말을 읽고 듣고 말하며 자랄 아이들이 참말로 한국말다운 한국말을 듣거나 읽거나 배운다고 할 만한가요?” 하고 되물으면 된다. 할머니가 되게 어린 아이들한테 들려주는 말씨로 그림책이나 어린이책을 엮을 노릇이다. 300이 채 안 되는 매우 적은 낱말만으로 그림책이나 어린이책을 쓸 일이다. 여덟아홉 살 즈음이라면 500 낱말 즈음으로 엮어도 될 테고, 열 살부터 700을 넘어설 만하고, 열두 살이라면 1000 낱말도 좋다. 다시 말해서, 그 나라 어린이책은 그 나라 바탕말을 배우는 잣대요 눈금이라 할 수 있다. 사전보다도 그 나라 어린이책을 곁에 두면서 말을 배우면 된다. 2002.3.4.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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