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를 때 보이는 세상 zebra 9
우르슐라 팔루신스카 지음, 이지원 옮김 / 비룡소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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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160


《게으를 때 보이는 세상》

 우르슐라 팔루신스카

 이지원 옮김

 비룡소

 2018.8.17.



  아이들하고 마실을 나오다가 문득 올려다본 하늘에 불그스름한 빛이 구름떼 사이에 살짝 어립니다. 낮으로 가는 길목에 어쩜 저리 고운 빨강 물이 드나 싶어 한참 올려다보았습니다. 가는 길이 있지만 구름빛을 바라보며 즐겁습니다. 냇가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려는데 큰아이가 “저기 오리 잔뜩 있어!” 하고 외칩니다. 작은아이는 “어디? 어디?” 하고 두리번거립니다. 큰아이가 가리킨 곳을 바라보니 오리가 서른 마리는 넘을 듯합니다. 어미 오리하고 새끼 오리가 섞였고, 어느 오리는 한켠에서 새근새근 잡니다. 꽁지를 하늘로 쭈뼛거리면서 한참 사냥을 하는 오리가 많습니다. 가만히 물줄기를 바라보니 살살 헤엄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가는 길을 멈추고 한동안 오리 곁에서 해바라기를 합니다. 우리가 가는 길에 걷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 구름 구경도 오리 구경도 우리끼리 합니다. 우리는 느긋느긋 이 모두를 누립니다. 《게으를 때 보이는 세상》을 넘기면서 온누리에 가득한 갖가지 빛깔이며 무늬이며 살림을 떠올립니다. 이 그림책은 ‘게으를 때 보이는’이라 말하지만, ‘느긋할’ 때 ‘보는’ 삶이지 싶습니다. ‘즐거울’ 때에도 ‘알아보는’ 살림이요, ‘사랑할’ 때에도 ‘어깨동무하면서 반가운’ 마을이지 싶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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