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를 씁니다

숲노래 노래꽃 ― 56. 떡



  우리 집 떡순이가 참 오래도록 떡노래를 부르더니 한두 해쯤 갑자기 떡노래를 끊었어요. 이러다가 요즈막에 다시 떡노래를 슬금슬금 부릅니다. 떡노래를 부르는 떡순이한테 너희 아버지가 바깥마실을 다녀오는 길에 네가 바라는 떡을 한 꾸러미 장만해 주마 하고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돌아봅니다. 아마 오늘날 아버지란 자리에 있는 분들은 으레 “그래, 떡이 먹고 싶구나. 그러면 떡집을 찾아야겠네.” 하는 말을 먼저 꺼내리라 느껴요. 그렇지만 밥이든 떡이든 예전부터 다 집에서 해서 누렸어요. 빵이나 케익도 그렇지요. 사다가 먹는 밥이나 떡이나 빵이나 케익이 된 지는 얼마 안 됩니다. 이리하여 떡순이한테 떡을 노래하는 글자락을 써서 들려주기로 합니다. 이 노래꽃은 떡순이한테뿐 아니라 아버지 스스로 새롭게 살림을 생각하려는 뜻으로 쓰기도 했습니다. 이 노래꽃에서 ‘떡’을 다른 낱말로 바꾸어도 마찬가지예요. 무엇이든 쉽게 바깥에서 돈을 치러서 우리 것으로 삼으려 하기보다, 우리가 손수 짓는 길을 먼저 헤아리고, 우리 살림을 손수 지으려면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 마음을 쓰면서 하나하나 돌보면 되려나 하고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손수 지을 적에 가장 빛날 테지요. 그렇지만 사다가 누릴 적에도 기쁘고 홀가분한 마음이 될 수 있으면 초롱초롱 빛날 수 있어요. 기쁨에 보람에 노래에 사랑이 되도록 떡 한 조각을 마주합니다. ㅅㄴㄹ




떡을 먹고 싶으면

떡집을 다녀오자는 아버지

떡이 먹고프면

찹쌀반죽에 팥고물 쑤라는 어머니


떡이 좋은 떡순이

떡이 맛난 떡돌이

가게떡도 제법 맛있는데

집떡맛은 어느 떡도 못 따라


할아버지가 우리 얘기 듣다가

“그럼 찹쌀 심어 보련?”

할머니는 한 마디 거들며

“찹쌀 맺으면 낫으로 베어 보련?”


우리가 손수 심어 기르고

늘 들여다보며 돌보고서

바로 우리 손으로 거두고 말리면

그 찹쌀떡이 으뜸맛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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