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0.15.


《사계》

 변홍철 글, 한티재, 2019.3.25.



요새는 수수께끼 노래꽃을 아이들하고뿐 아니라 곁님하고도 나누는데, 마실길에 이 수수께끼 노래꽃을 어른 이웃들한테 건네면 몹시 반긴다. 처음에는 아주 수수하게 수수께끼 노래꽃을 썼다. 우리 집 두 아이가 수수께끼 놀이를 하기에 “이쁜 아이들아, 조금 더 재미나게 생각을 여는 수수께끼를 해볼까?” 하면서 ‘고래’를 고래 눈으로 바라보는 수수께끼를 썼고, 이제 128꼭지에 이르는데 ‘빚·빛’하고 ‘딸·아들’ 이야기까지 쓴다. 참 그렇다. 시로 쓸 글감은 수두룩하다. 대단한 글감이 아닌 ‘나·너’라든지 ‘어머니·아버지’라든지 ‘집·옷·밥’이라든지 ‘사랑·마음’ 같은 낱말을 놓고서 쓰면 된다. 이런 수수한 말로 동시나 어른시를 쓰면 우리 글밭이며 삶밭이 확 달라지겠지. 《사계》라는 시집을 읽는데 매우 아쉬웠다. 이른바 문장기교를 너무 부리고, 한자말로 자꾸 멋부리려 한다. 이런 글재주나 글멋은 없어도 되지 않을까? 그저 삶을 노래하면 되지 않을까? 어른끼리만 마주하는 삶노래가 아닌, 어린이랑 어깨동무하고 숲이며 꽃하고 어깨동무하는 삶노래를 부르면 저절로 시가 되지 않을까? 굳이 ‘사계’라 안 해도 좋다. ‘철’일 뿐이다. 봄을, 여름을, 가을을, 겨울을, 어린이 눈으로 노래하면 모두 시가 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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