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8.23.


《소농의 공부》

 조두진 글, 유유, 2017.10.14.



무엇을 먹든 모두 우리 몸이 되는 줄 안다면, 아무것이나 함부로 먹지 않기 마련이다. 그런데 무엇을 먹든 모두 우리 몸이 되는 줄 알기에, 어떤 것이든 사랑으로 바라보고 생각해서 숨결을 바꾸어 놓을 수 있겠지. 늘 두 가지 길이지 싶다. 하지 않기하고 새롭게 하기. 안 하기하고 즐겁게 하기. ‘이것’하고 ‘저것’이 아니다. 굳어진 대로 가느냐, 아니면 새롭게 가느냐, 이러한 두 갈래라고 느낀다. 텃밭지기로 살림을 짓고 소설을 쓰는 분이 엮은 《소농의 공부》를 읽는데, 말이 참으로 어렵다. 왜 이렇게 어려운 말을 굳이 골라서 써야 할까? 요즈음 이런 말이 흔한 말로 떠돈다고 하더라도, 교과서나 신문이나 방송 모두 이런 말로 범벅이라 하더라도, 소설쯤 쓰는 분이라면, 말 한 마디를 가려서 써야 하지 않을까? 왜냐하면, 다른 책도 아닌, ‘작은 흙짓기’라는 텃밭 이야기를 다루니까 말이다. 아무 씨앗이나 아무 데나 심지 않듯이, 농약이나 비료나 비닐이나 항생제를 함부로 땅에 뿌리지 않으려는 마음이듯이, 말 한 마디도 찬찬히 가리고 솎고 고르고 뽑고 추려서 곱게 이야기꽃을 피운다면, 이 씨앗으로 온누리가 살아나리라 느낀다. 우쭐우쭐하는 지식인 말이 아닌, 포근포근한 흙지기 말이기를 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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