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8.22.


《회화나무 그늘》

 이태수 글, 문학과지성사, 2008.10.31.



이레쯤 앞서 어머니가 10만 원을 부쳐 주셨다. 웬 돈을 부치셨나 했더니 며칠 앞서 큰아이가 태어난 날이었네. 나도 곁님도 아이들도 밤에 몸을 내려놓고 아침에 새로 깨어난다고 여기니 모든 날이 새로 태어난 날로 느낀다. 딱히 어느 하루만 태어난 날로 삼지 않는다. 그래도 고맙게 받아들여서 큰아이가 누릴 살림을 건사한다. 꼬박꼬박 챙기는 손길을 그린다. 문득 8월 22일은 어머니가 태어난 날 아니었나 하고 떠올리다가, 아차 어머니는 달셈으로 따졌다는 생각이 갈마든다. 《회화나무 그늘》을 읽는다. 시쓴님은 열째 시집을 선보인단다. 신문사 일꾼으로 지내며 신문글을 쓰느라 시에 오롯이 마음을 못 썼다고 하는데, 이제부터 시에만 오롯이 마음을 쓰겠다고 하면서 선보인 시집이 썩 와닿지는 않는다. 시에만 오롯이 마음을 쓰기보다는 삶에 오롯이 마음을 쓰노라면 시는 저절로 흐르지 않을까? 다른 일이 바빠서 시에 마음을 못 쓰는 삶이 아닌, 다른 일을 오롯이 시로 녹여서 꽃으로 피우면 될 노릇 아닐까? 우리는 바빠서 글을 못 쓰거나 시를 못 쓰지 않는다. 마음이 없으니 글을 못 쓰고 시를 못 쓸 뿐이다. 바쁠 적에는 바로 이 바쁜 삶을 그대로 글이나 시로 풀어내면 아름답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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