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7.20.


《자연의 아이》

 줄리엣 디 베어라클리 레비 글/박준식 옮김, 목수책방, 2019.2.15.



어제 낮에 구미에 닿았다. 자리를 옮긴 구미 마을책집 〈책봄〉에 먼저 들르는데, 걸어가는 길에 비가 가볍게 뿌리기에 가볍게 맞았다. 저녁에는 〈삼일문고〉로 찾아가서 이야기꽃을 폈고 이튿날인 오늘 아침에 이야기꽃을 한 판 더 폈다. 비가 참 시원하게 쏟아진다. 이 빗길이 힘들어 못 오신 분이 많다지만, 이 빗길에 씩씩하게 오신 분도 많다. 이야기꽃을 함께하러 오신 분한테 내가 고흥 숲집에서 오늘처럼 함박비가 오는 날 옷을 홀딱 벗고 맨발로 풀밭에서 춤추며 논다고 이야기했다. 눈이 휘둥그레지는 아이가 있고 웃는 어른이 있다. 함박비를 맞고 놀다 보면 옷이 거추장스러워서 이내 벗기 마련이다. 물놀이터에서보다 함박비 쏟아지는 하늘을 보는 비놀이가 참 신나다고 느낀다. 마침 〈책봄〉에서 장만한 《자연의 아이》를 읽어 보니 글쓴님도 ‘먼먼 옛날부터 아이 어른 모두 비놀이를 얼마나 즐기’면서 몸에 깃든 때를 말끔히 벗는가 하는 얘기를 찬찬히 적는다. 땀이나 흙먼지뿐 아니라, 몸속에 생긴 자잘한 찌꺼기까지 ‘빗물’이 씻어 준다지? 어쩌면 우리는 비를 안 맞거나 비놀이를 안 하던 때부터 차츰 아픈 몸으로 바뀌지 않았을까? 아이들은 옛날부터 비오는 날 까르르 웃고 뛰놀면서 아픈 데 없이 튼튼히 자라지 않았을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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