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씁니다 ― 41. 또



  누구를 만나면서 즐거운가 하고 떠올리면 어느새 노래가 흐릅니다. 이 노래는 즐겁기도 하지만 슬프기도 합니다. 이 노래는 신나기도 하지만 아프기도 해요. 그러니까, 누구를 만난다고 할 적에는, 튼튼하고 씩씩한 사람도 만나지만, 괴롭거나 힘든 사람도 만나요. 이러다 보니, 튼튼하고 씩씩한 이웃님하고는 싱그럽게 춤추는 노래를 이야기하고, 괴롭거나 힘든 이웃님하고는 오늘을 다시 보고 새로 가꾸는 길을 찾아나서려는 노래를 이야기합니다. 우리 몸이란 마음이 걸친 옷이기에, 우리 몸은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따라 달라지지 싶어요. 즐거운 마음으로 즐거운 넋이라면, 몸은 덩달아 즐거워요. 기쁜 마음으로 기쁜 얼이라면, 몸은 언제나 나란히 기뻐요. 이리하여 ‘또’라는 낱말을 혀에 얹습니다. 또 또 하고 싶어서, 또다시 누리고 싶어서, 또 만나고 또 사귀며 또 따스히 안고 싶어서. 찬찬히 스며나오듯 피어나는 노래입니다. 또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얼마든지 쓸 수 있습니다. 덤으로도 쓰고, 덤터기로도 써요. 덤이라서 좋고 덤터기라서 나쁘지 않아요. 기꺼이 누릴 뿐입니다. 손을 내밀어 봐요. 이렇게 내민 손에 드리우는 햇볕을 받아들여 봐요. 손을 쥐어 봐요. 이렇게 쥔 손에 살짝 내려앉는 바람줄기를 느껴 봐요. 햇볕이 어떤 말을 속살이나요? 바람은 어떤 귀띔을 하나요? 파리도 모기도 우리하고 이야기하고 싶어서 찾아와요. 지렁이도 달팽이도 우리 눈길을 받고 싶어서 빼꼼 고개를 내밀어요. 비도 눈도 언제나 상냥한 이웃이에요. ㅅㄴㄹ




하나 있으니 좋더라

그래 또 하나

다시 하나

덤으로 하나


해보니 재미있어

그래서 또 하고

거듭 하고는

자꾸자꾸 하지


만나서 얼마나 반갑던지

이래서 또 보고

또또 보고는

날마다 보는 사이


나무 한 그루 좋아

나무타기 재미있어

나무에 앉은 새 반가워

또다시 하루가 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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