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6.20.


《신부 이야기 11》

 모리 카오루 글·그림/김완 옮김, 대원씨아이, 2019.6.15.



무말랭이를 한다. 틈틈이 하노라니 두 아이 입맛에 맞추는 길을 어느덧 익힌다. 고맙게도 작은아이가 무말랭이를 맛있다며 잘 먹는다. 이럴 적에 더없이 고맙구나 하고 느낀다. 겉절이를 하면 큰아이가 잘 먹는다. 작은아이는 아예 손을 안 대다시피 한다. 두 아이는 입맛뿐 아니라 속몸도 다르겠지. 그렇다면 나는? 나는 둘 다 안 먹는다. 겉절이도 무말랭이도 내 속몸에는 안 맞으나 곁밥으로 짓는다. 《신부 이야기》 열한걸음을 읽는데 재미를 못 느끼겠다. 어쩌면 나 혼자 못 느낄 수 있다. 다른 분은 ‘이렇게 재미있는데?’ 하고 느낄 수 있으리라. 어릴 적부터 늘 듣던 말이라 워낙 익숙하기는 하지만, 아직도 ‘한국사람이 왜 김치를 못 먹어?’ 같은 말을 들으면 할 말은 없다. 그저 갑갑하기도 하지만 그러려니 지나간다. 요새는 가끔 되묻는다. ‘한국사람인데 왜 한국말을 그다지도 어설피 하시는지요?’ 하고. 그림을 빚는 모리 카오루 님은 더없이 손을 많이 써서 그림을 매만진다. 이 한 자락을 내놓기까지 얼마나 땀을 쏟았을까. 그림칸마다 땀내음에 어린 사랑을 물씬 느낀다. 틀림없이 길이 남을 그림결이 될 텐데, 여기에 ‘두고두고 되새길 줄거리’라는 옷을, ‘이야기라는 살림’을 조금 더 얹으면 좋겠다고 느낀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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