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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한강 2 : 6.25 전쟁
김세영 지음, 허영만 그림 / 가디언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만화책시렁 195
《오! 한강 2》
김세영 글
허영만 그림
원정출판사
1988.3.10.
군사독재권력은 왜 이름난 만화님 한 사람한테 ‘독재부역’ 만화를 그리도록 일감을 맡겼을까요? 아니, 한 사람한테만 맡기지 않았어요. 길창덕이나 이현세 같은 분도 그때에 독재부역 만화를 그렸어요. 안기부에 국방부에 발벗고 나서서, 이 나라 만화님을 옥죄듯 닦달하면서 이런 만화 저런 만화를 군사독재 입맛에 맞도록 그리라고 억눌렀습니다. 이때에 공권력 등쌀을 견디기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서울을 떠나 시골에서 흙을 짓는다든지, 한동안 붓을 끊고 쉰다든지 해야 할 텐데, 차마 이러지 못했겠지요. 그렇다면 《오! 한강》은 어떤 줄거리를 다룰까요? 이 만화는 ‘삶터를 망가뜨리거나 짓밟은 바탕’은 꽁꽁 감춘 채, 몇몇 사람을 허수아비처럼 세워서 이들 허수아비끼리 벌이는 다툼질을 연속극처럼 꾸밉니다. 삶터와 마을과 나라가 왜 박살이 났는가를 짚거나 건드리거나 보여주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정치선동을 하지는 않되, 넌지시 ‘민주나 평화나 평등을 바라는 드센 물결, 이른바 혁명’은 덧없는 짓이라고, 이러면서 연속극 다툼질 줄거리에 사람들 눈길이 빠져들게 내몰면서 ‘알맹이와 삶을 잊고’서 ‘나라일에는 풀뿌리 같은 사람’ 힘이 닿지 않는다거나 덧없다고 하는 마음을 심어 주는 결로 흐릅니다. 차라리 고우영이 ‘노태우 사랑’을 대놓고 그린 만화가 한결 ‘티없어’ 보이기까지 합니다. ㅅㄴㄹ
“나… 난, 우리들은 합법적인 활동과 투쟁을 해야 쓰것지 않나 생각합니다.” (12쪽)
“강토… 내가 그런 짓 했다고 말하지 말아 줘… 아, 아무에게도.” “비열한 새끼. 그 개겉은 속알딱지로 대인민 공화국을 수립헌다고?” (37쪽)
“파업도 시위도 허천나게 했었지요잉. 헌디 근다고 해서 미군정이 물러나꺼이요? 또 어떤 희생자들만 몽창 맹글어내는 건 아니까요?” “어쩌겠나. 되든 안 되든 밀어붙여 봐야지. 이 세상의 혁명치고 어디 피와 땀으로 얼룩지지 않는 혁명이 있던가?” (70쪽)
“시대를 앞서가는 자, 절대적 자유를 추구하는 자는 어느 사회에서건 받아들여지지 않네. 특히 이런 획일적인 사회에서는. 나야 살 만큼 살았으니 어찌되건 좋겠지만 자네는 안 되네. 다시 월남을 하게.” (125쪽)
(숲노래/최종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