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4.11.


《선생님, 대한민국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배성호·최인담, 철수와영희, 2019.4.11.



바깥마실에서 돌아오면 하루가 어찌 지나가는지 갈팡질팡. 오늘이 어제 같고 어제가 모레 같으면서 날을 잊는다. 엊저녁에 달걀찜을 하는데 가스불이 스러졌다. 어느새 다 닳았나 보다. 여린불로 1분쯤 더 익히면 되지 싶은데 이렇게 나가네. 아침 아홉 시가 되기를 기다려 면소재지 가스집에 전화를 건다. 걸레를 빨아 작은아이하고 피아노를 닦고, 빨랫감을 모아 빨래틀한테 맡기고, 오늘은 어떤 아침을 지은 뒤에 저자마실을 다녀올까 하고 그린다. 이러다 오늘이 ‘임시정부가 선 날’인 줄 깨닫는다. 누리그물 첫그림에 뭔가 ‘집’이 보이는데 뭔 집인가 했더니 임시정부 옛집이네. 달력을 들여다보아도 때때로 날을 잘못 짚는데, 누리그물이나 손전화를 켜면 날을 잘못 짚는 일이 없다. 재미있다. 바깥마실을 하는 길에 《선생님, 대한민국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를 다 읽었는데, 새로운 나라를 여는 길에 임시정부가 있었다고 새삼스레 느낀다. 아름길을 바라던 숨결, 주먹힘 아닌 사랑으로 새터를 가꾸려던 손길, 갈라서는 미움짓이 아닌 어깨동무하는 너른 품을 바란 일꾼이 임시정부를 세우며 제국주의 총칼을 걷어내려 했겠지. 오늘 우리는 어떤 나라를 살까? 아름다움? 사랑? 어깨동무? 꿈? 꽃길? 아이들은 무엇을 물려받아야 즐거울까?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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