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4.1.
《13층 나무집》
앤디 그리피스 글·테리 덴튼 그림/신수진 옮김, 시공주니어, 2015.3.25.
아이들이 소리를 내어 읽는다. 큰아이가 먼저 또박또박 읽고, 작은아이는 누나가 읽는 결을 헤아리면서 신나게 읽는다. 나는 《13층 나무집》을 읽을 생각이 없었으나, 아이들이 집에서 여러 벌 소리내어 읽으니 저절로 옆에서 귀로 읽는다. 아이들이 읽는 책을 곁에 다가가서 흘깃흘깃 보고, 아이들이 잠든 뒤에 가만히 넘긴다. 그림을 아기자기하게 넣었고, 이야기도 감칠맛이 나게 엮었구나 싶다. 터무니없는 줄거리가 흐르기도 하고, 그냥그냥 쭉쭉 뻗는 줄거리로 흐르기도 한다. 딱히 아귀를 맞추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때그때 어떤 일이 확 터지듯이 짜맞추면서 눈길을 떼지 못하도록 끌어당기려는 얼거리라고 느낀다. 재미없는 책은 아니라고 여긴다. 그렇다고 뒤엣걸음을 장만해서 아이들한테 건네고 싶지는 않다. 이 하나만 있어도 되겠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라 한다면, 처음에 갑자기 나타난 열세겹 나무집보다는, 아이들이 저마다 뚝딱뚝딱하면서 노는 몸짓을 그리면 어떠했으랴 싶다. 어쩌면 뒤엣걸음에 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겠지. 굳이 처음부터 아이들이 신나는 놀이터이자 삶터를 짓는 이야기를 안 다뤄도 될 테니까. 모름지기 스스로 지어서 놀거나 일할 적에 가장 신나고 재미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