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학 鶴
학 다리 구멍을 들여다보듯 → 두루미 다리 구멍을 들여다보듯
학이 곡곡 하고 우니 → 두루미가 곡곡 하고 우니
학의 춤 → 두루미춤
종이학 → 종이두루미
‘학(鶴)’은 “[동물] = 두루미”라 합니다. ‘두루미’로 고쳐쓰면 되지요. 그런데 사전에서 ‘두루미’를 찾아보면 “[동물] 1. 두루밋과의 새를 통틀어 이르는 말 2. 두루밋과의 새 ≒ 노금(露禽)·백두루미·백학(白鶴)·선금(仙禽)·선어(仙馭)·선학(仙鶴)·야학(野鶴)·태금(胎禽)·학(鶴)”처럼 풀이해요. 온갖 한자말을 잔뜩 끼워넣습니다. ‘노금’을 비롯해서 ‘태금’까지, 이런 한자말은 사전에서 몽땅 털어낼 만합니다. ㅅㄴㄹ
홍학의 목에 올라앉은 노인들
→ 붉두루미 목에 올라앉은 어른들
→ 붉은두루미 목에 올라앉은 할배들
《너는 잘못 날아왔다》(김성규, 창비, 2008) 103쪽
가슴에 두 마리 학을 수놓은 장식이 있잖아
→ 가슴에 두 마리 두루미를 떠 넣은 자리가 있잖아
→ 가슴에 두루미를 둘 떠 넣은 자리가 있잖아
《조선시대 초상화에 숨은 비밀 찾기》(최석조, 책과함께어린이, 2013) 33쪽
학(鶴)의 날개쯤이 아닐까
→ 두루미 날개쯤이 아닐까
《나는 점점 왼편으로 기울어진다》(송문희, 문학의전당, 2017) 3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