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시아 경기 대회
2014년에 아시아 경기 대회를 인천에서 하기로 했단다. 이리하여 인천시가 거두어들이는 ‘돈 이익’이 십 몇 조라는 기사가 뜬다. 이 돈이 누구 주머니에서 나오며, 또 누구 주머니로 들어갈는지 모를 일. 인천에는 세계대회를 치를 만한 운동장이 몇 군데 없기 때문에, 앞으로 2014년까지 곳곳에 갖은 경기장을 지어야 한다. 경기장 하나를 지을 때마다 수천 억 원이 들 텐데, 수천 억을 들여 수조 원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돈 남는 장사’라고 생각할 테지. 더구나 이런 일감을 자꾸자꾸 뽑아내야 ‘사람들 일자리’도 늘어난다고 뻥튀기를 할 테고, ‘실업률이 떨어진다’고 내세우겠지. 여러 나라 운동선수가 머물 선수촌(아파트)을 짓는다며 인천 건설업계는 눈이 반짝반짝 빛날 테고, 선수촌 아파트가 지어지기 무섭게 부동산업자들 손발은 부지런히 움직일 터이다. 나라밖 사람들(기자와 선수)이 많이 몰려올 테니, 나라밖 사람이 보기에 껄끄러운 ‘가난한 사람 마을’은 죄 ‘재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밀어붙이고 모조리 아파트로 다시 세우자고 득시글댈 모습이 뻔하다. 2014년까지는 앞으로 일곱 해. 늦어도 2012년까지는 ‘인천다운 인천’은 싹 걷어치우고 ‘젖과 꿀이 흐르는 시멘트 물결’로 뒤덮이리라 본다. 나는 1995년에 인천을 떠났는데, 2007년에 인천으로 돌아온 지 이틀 만에 겪는 일이다. 그렇지만 인천이 아닌 다른 곳에 자리를 잡는다고 해서 달라질 일이란 없지 않을까. 이 나라 어느 멧골짜기로 간다 한들, 어느 섬마을로 숨어든다 한들, 막삽질을 일삼으려는 공무원과 정치군 손길이며 발길이 안 뻗치는 곳이 없다시피 하잖은가. 쉴새없이 벌어지는 운동경기에 마음을 쏟고, 끊임없이 ‘돈되는 일’에 몸을 옮기는 우리들 손에 책이 들릴 짬이 얼마쯤 있을까. 곁사람이 어찌 지내는지 모르고, 이웃이 어찌 사는가 모르는 터에, 손에 책을 쥘 일은 아예 없으리라 본다만. 2007.4.17.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