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3.18.

《내 마음이 우르르르 흘렀다》
 평택 아이들 104명·다섯수레 엮음, 삶말, 2018.12.5.


일산마실을 마치고 고흥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기차를 타기로 한다. 아침볕을 받으면서 수레짐을 돌돌돌 끈다. 사뿐사뿐 걸어서 능곡역에 닿는다. 한국은 어느 길을 가든 사람이 걷기에 참으로 나쁘다. 모두 자동차만 바라보는 길이다. 곁님은 무궁화 기차를 타더니 ‘비행기가 이만큼 넓으면 얼마나 좋아!’ 하고 외친다. 곰곰이 생각해 본다. 비행기 자리를 굳이 그렇게 좁게 놓아야 할까? 여객기라 하지만 어쩌면 군용기 지을 때처럼 사람을 다닥다닥 앉혀서 짐짝처럼 부리던 버릇이 고스란히 남은 셈 아닐까? 기차에서 동시 한 자락을 써서 작은아이한테 읽힌다. 이러면서 동시집 《내 마음이 우르르르 흘렀다》를 마저 읽는다. 아이들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긴 동시집에는 수수한 마음씨가 수수하게 흐르며 곱기도 하고, 어느새 어른들 쳇바퀴에 길든 모습이 길든 글월로 흐르며 쓸쓸하기도 하다. 학교라는 곳을 다니는 아이들한테서는 이 두 가지 모습이 나란히 있다. 다만 초등학교에서는 두 가지 모습이 있다 할 텐데, 중학교에만 접어들어도 수수하면서 맑은 빛은 스러지고, 쳇바퀴에 길드는 모습이 짙어 간다. 이제는 바꿔야지 싶다. 졸업장 입시지옥이 아니라, 살림을 배우고 사랑을 익히는 놀이터이자 쉼터이자 숲은 학교가 되어야지 싶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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