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2.15.


《우리말 동시 사전》

 최종규 글, 사름벼리 그림, 스토리닷, 2019.1.15.



고등학교를 다닐 적에 ‘시’라는 글을 처음 썼다. 마음을 담아내는 생각을 짤막하면서 즐겁게 간추려서 노래로 엮는 글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아마 열일곱 살이었을 텐데, 언제 어디에서나 춤추고 웃으면서 노래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어른이 된다면 참 아름답겠네 하고 생각했다. 이런 모습이라면 아주 사랑스럽겠지 하고 여겼다. 이러다가 스무 살 무렵 동시다운 동시를 처음 만났다. 이오덕 어른이 멧골마을에서 가르친 아이들이 쓴 1960년대 글이었고, 그 뒤에 이원수 어른 글을, 권정생 어른 글을 만났고, 탄광마을 아이들 이야기를 담은 임길택 어른 글을 만났다. 동시이든 어른시이든 ‘시’라는 이름을 붙이려면 이만큼은 써야 하는구나 싶어 1995년부터 시쓰기는 너무 어렵다고 여겼다. 2008년, 큰아이가 두 살이 되던 해부터 동시를 쓴다. 큰아이는 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라면 눈빛을 밝히면서 듣는다. 다른 어느 책보다 아버지랑 어머니 입에서 흐르는 노래를 반긴다. 《우리말 동시 사전》은 이렇게 태어났다. 아이들이 어버이 스스로 새롭게 사랑을 길어올려 활짝 피어나는 꽃님처럼 눈부시기를 바라는 뜻을 맞아들여 열한 해를 갈고닦아서 비로소 도톰하면서 작은 ‘동시 사전’으로 여미었다. 내가 썼지만, 내가 쓰지 않은 글꽃이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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