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일지 - 독립을 향한 열정의 기록 처음 만나는 고전
강창훈 지음, 신슬기 그림, 배경식 감수 / 책과함께어린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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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책시렁 203


《독립을 향한 열정의 기록, 백범일지》

 강창훈 글

 신슬기 그림

 책과함께어린이

 2018.12.10.



김구의 마음을 특히 사로잡은 건 동학이 신분 차별이 없는 세상을 꿈꾼다는 점이었어. (38쪽)


의병이 되어 왜적을 물리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조선 내부의 적을 뿌리 뽑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하고 있어. (81쪽)


사람들은 그것이 뇌물이라는 생각조차 못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김구의 눈에 그것은 청탁을 대가로 한 명백한 뇌물이었어. (105쪽)


가장 먼저 간 곳은 인천이야. 인천은 김구에게 고향 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곳이었을 거야. 김구는 인천 감옥에 두 번 수감되었지. 치하포 의거 이후 한 번, 안악 사건으로 또 한 번 감옥에 들어갔어. 김구에게 외국 사정과 신지식에 눈을 뜨게 해 준 곳도 인천이고, 독립운동가로서 단련시켜 준 곳도 인천이야. (155쪽)



  인천이라는 고장에서 나고 자라는 동안 이 고장하고 김구 어른이 얽혔다는 이야기를 들은 일이 없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일도 없어요. 김구 어른이라는 이름은 널리 알려졌어도, 1990년대가 저물고 2000년대로 넘어서도록 그런 이야기를 펴거나 알리는 물결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여러 달 만에 인천을 찾아가서 배다리에 있는 마을책집을 돌아보다가 편지함마다 꽂힌, 그렇지만 꺼내가는 사람이 없는 홍보종이가 눈에 뜨였습니다.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홍보종이를 문득 집어드니, 인천 어느 국회의원이 집집마다 띄운 ‘자랑글’이에요. 국회의원이라는 그분은 인천이 발돋움하도록 나라에서 돈을 얼마나 많이 끌어들였고 어떤 토목건설을 일구었는가를 굵직하게 박았습니다.


  《독립을 향한 열정의 기록, 백범일지》(강창훈, 책과함께어린이, 2018)를 읽습니다. 김구 어른이 남긴 책 ‘백범일지’를 바탕으로 이분이 어떤 삶길을 걸으며 꿈길을 이루고자 했는가를 들려줍니다. 어른은 어버이한테서 ‘김구’란 이름을 물려받았는데, 스스로 배우며 삶을 깨닫는 길에서 ‘백범’이란 이름을 새롭게 지어서 스스로 선물해요.


  한자로 엮은 ‘백범’이란 낱말은 “수수한 사람”을 나타낸다고 해요. 그런데 그냥 수수한 사람만 가리키지는 않습니다. 높낮이가 없고 너나가 없는 수수한 사람입니다. 나를 높이지 않되 나를 낮추지 않아요. 나를 바라보되 너하고 가르지 않아요. 어깨동무하면서 서로 사랑으로 삶을 짓는 아름다운 보금자리를 바라는 수수한 사람입니다.


  인천이란 고장뿐 아니라, 참 많은 고장에서 국회의원이나 시장·군수란 이름으로 벼슬아치 노릇을 하는 분들이, 토목건설로 나라돈을 끌어들이는 길이 마치 ‘나라사랑·고을사랑’인 듯 여깁니다. 참말 그러할까요? 삽차로 밀어내고 시멘트를 들이부어 올려세워야 뭔가 발돋움할까요?


  아름나라를 바란, 아름누리를 꿈꾼, 사랑나라에 사랑누리를 걸어가려 한 삶을 가만히 헤아립니다. 아름답게 살아가는 곳에 돈이 있어야 서로 넉넉합니다. 사랑스레 살림하는 곳에 뜻이 있어야 민주도 평등도 평화도 통일도 이룹니다. 이론이 아닌 살림을 익히고 가르칠 때에 아름다운 고을이요 고장이며 나라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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