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9.1.28.


《엘린 가족의 특별한 시작》

구드룬 파우제방 글·문종훈 그림/문성원 옮김, 시공주니어, 2008.5.25.



작은아이가 일산 이모한테 글을 띄우고 싶단다. 글월자루에 이모네 집을 적어 달라 해서 적어 준다. 큰아이가 이를 보더니 “내 수첩에 옮겨 놓아야겠어.” 하고 말하다가 “나도 이모한테 글을 써야지.” 하고는 한참 뭔가 쓴다. 두 아이 글을 부치러 우체국에 나간다. 종이에 연필로 꾹꾹 눌러서 이야기를 짓는 아이들 손끝에서 빛이 난다. 나가는 시골버스에서 《엘린 가족의 특별한 시작》을 읽고, 돌아오는 시골버스에서 더 읽은 뒤, 저녁나절에 마저 읽는다. 꿈에 그리던 ‘나무 여러 그루 있고 마당 너른 우리 집’을 마련한 지 얼마 안 되어 어머니도 아버지도 일자리를 잃어 풀이 죽은 네 사람 이야기가 흐른다. 맞벌이에서 외벌이가 되었어도 마을이나 학교에서 다른 일은 없었으나 둘 모두 일자리를 잃자 아이나 어른이나 네 사람을 따돌리거나 놀리기 일쑤였단다. 그래, 독일이란 나라도 이렇구나. 어쩌면 정치나 사회나 교육을 펴는 모든 나라가 이와 같지 않을까? 기쁘니 나누고 어려우니 어깨동무하는 길이란, 정치나 사회나 교육하고는 먼 길 아닐까? 왜 배우면 배울수록 덜 나누거나 안 나누면서 따돌리려 들까? 이야기책을 보면 이런 고빗사위에서도 아이들이 슬기롭게 길을 찾아 두 어버이를 사랑으로 이끌어 낸다. 참 이쁘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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