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경우 境遇
그는 늘 경우가 밝다 → 그는 늘 바르다 / 그는 늘 참하다
경우에 어긋나는 행동은 → 바르지 않은 짓은 / 참하지 않은 짓은
만일의 경우 → 어쩌다 / 어쩌다가 / 설마 / 모르지만
대개의 경우 → 흔히 / 으레 / 곧잘 / 거의 / 웬만하면
어려운 경우에 처하다 → 어렵게 되다 / 어려워지다 / 어렵고 말다
이것과 저것은 경우가 다르다 → 이것과 저것은 다른 일이다 / 이것과 저것은 다르다
예외적인 경우이다 → 벗어난 일이다 / 다르다 / 벗어났다 / 뜻밖이다
‘경우(境遇)’는 “1. 사리나 도리 2. 놓여 있는 조건이나 놓이게 된 형편이나 사정”을 가리킨다고 해요. 첫째 뜻이라면 ‘바르다’나 ‘참하다’나 ‘참답다’로 손볼 만합니다. 둘째 뜻이라면 ‘일·적·때’로 손볼 만하고, 흐름을 살펴 “-기도 하다”나 “-하곤 하다”나 “-하기 일쑤이다” 꼴로 손볼 수 있어요. 글머리에 “(무엇)의 경우” 꼴로 나오면 “(무엇)하면”이나 “(무엇)이라면”이나 “(무엇)으로”로 손봅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한자말 ‘경우’가 다섯 가지 더 나오는데 모두 털어냅니다.
경우(耕牛) : 논밭을 갈 때에 부리는 소
경우(輕雨) : 조금 내리는 비
경우(輕愚) : [심리] 보통 사람과 치우(癡愚) 사이에 해당하는 저능 상태
경우(頸羽) : = 목털
경우(驚憂) : [북한어] 놀랄 만큼 우려함
옛날 사람들의 식으로 쓰는 것이 있어서 학생들을 어리둥절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 옛날 사람처럼 쓰기도 해서 학생들은 어리둥절하기도 한다
→ 옛날 사람대로 쓰느라 학생으로서는 어리둥절할 때도 있다
→ 옛날대로 쓰느라 학생은 어리둥절해 하곤 한다
《잘못 전해지고 있는 것들》(미승우, 범우사, 1986) 47쪽
뜻이 아주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 뜻이 아주 달라지는 때가 있다
→ 뜻이 아주 달라지기도 한다
→ 뜻이 아주 달라지곤 한다
《일본, 허술한 강대국》(프랭크 기브니/김인숙 옮김, 뿌리깊은 나무, 1983) 77쪽
해서, 진심으로 애쓰는 사람이 외려 핍박받고 쓰러지는 경우도 많지
→ 그래서, 참으로 애쓰는 사람이 외려 억눌리고 쓰러지기도 하지
→ 그리하여, 참말로 애쓰는 사람이 외려 짓밟리고 쓰러지곤 하지
→ 그러니, 참답게 애쓰는 사람이 외려 억눌리고 쓰러지기 일쑤이지
→ 이리하여서, 참다이 애쓰는 사람이 외려 짓눌리고 쓰러지지
《비천무 1》(김혜린, 대원, 1997) 149쪽
우리 말의 경우만 하더라도
→ 우리 말만 하더라도
→ 우리 말만 보더라도
→ 우리 말만 생각하더라도
→ 우리 말은 어떤지 보더라도
《전라도 우리 탯말》(한새암·최병두·조희범·박원석·문틈, 소금나무, 2006) 11쪽
이런 경우는 누군가 일부러 몰아 놓고 그러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 이런 때는 누가 일부러 몰아 놓고 그러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 이런 일은 누가 일부러 몰아 놓고 그러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 이때에는 누가 일부러 몰아 놓고 그러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나비가 없는 세상》(김은희, 책공장더불어, 2008) 140쪽
취재 여행의 경우는
→ 취재 여행은
→ 취재 마실을 할 때에는
→ 취재 마실을 하면
→ 취재 마실을 한다면
→ 취재 마실이라면
《가만히 거닐다》(전소연, 북노마드, 2009) 35쪽
최악의 경우 나치독일이 스위스를 강점하고 미그로의 재산을 몰수하게 되면
→ 끔찍하게도 나치독일이 스위스를 차지하고 미그로 재산을 빼앗으면
→ 무시무시하게도 나치독일이 스위스를 거머쥐고 미그로 재산을 빼앗으면
《스위스 방명록》(노시내, 마티, 2015) 64쪽
낱말이 한자어인 경우
→ 낱말이 한자말일 때
→ 낱말이 한자말이면
《국어가 좋아지는 국어사전》(오성균, 킨더랜드, 2016) 일러두기
소리 내지 않는 경우가 많아
→ 소리 내지 않는 때가 잦아
→ 소리를 안 내기 일쑤라
→ 소리를 안 내곤 해서
《화살표 새 도감》(최순규, 자연과생태, 2016) 52쪽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거든요
→ 이런 일은 처음이었거든요
→ 이런 적은 처음이었거든요
→ 이런 때는 처음이었거든요
《콩팥풀 삼총사》(유승희, 책읽는곰, 2017) 16쪽
나는 주로 길에서 가지치기하는 나무를 주워오는 경우가 많다
→ 나는 으레 길에서 가지치기하는 나무를 주워온다
→ 나는 흔히 길에서 가지치기하는 나무를 주워오곤 한다
《꽃을 기다리다》(황경택, 가지, 2017) 61쪽
여러 가지 경우를
→ 여러 가지 일을
→ 여러 가지를
《바다는 잘 있습니다》(이병률, 문학과지성사, 2017) 70쪽
특별히 자연에 관심 있는 사람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 남달리 숲에 마음 있는 사람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 숲에 무척 마음을 쓰는 사람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일쑤이다
《내 안의 자연인을 깨우는 법》(황경택, 가지, 2018) 8쪽
측은지심과는 다른 경우이지만
→ 가엾음과는 다르지만
→ 불쌍함과는 다르지만
《동무론》(김영민, 최측의농간, 2018) 299쪽
제일 길다 보니 에이스가 달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 가장 길다 보니 별님이 흔히 달리거든요
→ 가장 길다 보니 꽃별이 으레 달리거든요
→ 가장 길다 보니 샛별이 곧잘 달리거든요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9》(마야즈키 준/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 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