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도저히 到底-
도저히 용서하지 못한다 → 도무지 봐주지 못한다 / 조금도 봐주지 못한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 도무지 참을 수 없다 / 영 참을 수 없다
도저히 믿을 수 없다 → 도무지 믿을 수 없다 / 하나도 믿을 수 없다
“아무리 하여도”를 뜻한다는 한자말 ‘도저히(到底-)’인데, 비슷한 한자말로 ‘도시(都是)’나 ‘도통(都統)’이 있습니다. 그런데 ‘도시’나 ‘도통’을 한국말사전에서 찾아보면 모두 “= 도무지”로 풀이합니다. 한국말 ‘도무지’를 찾아보면 “아무리 해도”로 풀이해요. 그러니까, ‘도저히·도시·도통’은 모두 ‘도무지’라는 소리입니다. 이밖에 ‘아무래도’나 ‘조금도’나 ‘하나도’로 손볼 만하고, ‘좀처럼’이나 ‘영’이나 ‘통’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ㅅㄴㄹ
스콧은 생활 속으로 라디오가 끼어드는 것을 도저히 참지 못했어
→ 스콧은 삶에 끼어드는 라디오를 도무지 참지 못했어
→ 스콧은 삶에 끼어드는 라디오를 아무래도 참지 못했어
→ 스콧은 삶에 끼어드는 라디오를 참으로 참지 못했어
《나대로 살아라》(정송희, 씨네21북스, 2013) 96쪽
도저히 개인의 능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 도무지 개인 능력으로 짊어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 아무리 해도 혼잣힘으로 짊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 아무래도 혼자서는 짊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메이지의 문화》(이로카와 다이키치/박진우 옮김, 삼천리, 2015) 29쪽
난 도저히 이해가 안 돼
→ 난 도무지 이해가 안 돼
→ 난 하나도 모르겠어
→ 난 영 모르겠어
→ 난 통 모르겠어
《나무 위의 물고기》(린다 멀랠리 헌트/강나은 옮김, 책과콩나무, 2015) 134쪽
도저히 믿기지 않았던 나는
→ 도무지 믿기지 않았던 나는
→ 좀처럼 믿기지 않았던 나는
→ 아무래도 믿기지 않았던 나는
→ 영 믿기지 않았던 나는
《사랑하는 안드레아》(룽잉타이·안드레아/강영희 옮김, 양철북, 2015) 8쪽
도라지꽃의 멋진 남색을 도저히 표현할 수가 없다
→ 도라지꽃 멋진 쪽빛을 도무지 그릴 수가 없다
→ 멋진 쪽빛인 도라지꽃을 영 그릴 수가 없다
→ 멋진 쪽빛인 도라지꽃을 좀처럼 그릴 수가 없다
《꽃을 기다리다》(황경택, 가지, 2017) 230쪽
점토판은 도저히 책이라고 부를 만한 물건이 아니지만
→ 찰흙판은 도무지 책이라고 할 만하지 않지만
→ 찰흙판은 아무래도 책이라고 할 만하지 않지만
→ 찰흙판은 영 책이라고 할 만하지 않지만
《책벌레의 하극상 2》(카즈키 미야·스즈카·시이나 유우/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 161쪽
처음에는 놀랐지만 도저히 남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걸요
→ 처음에는 놀랐지만 도무지 남이라는 생각은 안 드는걸요
→ 처음에는 놀랐지만 좀처럼 남이라는 생각은 안 드는걸요
→ 처음에는 놀랐지만 통 남이라는 생각은 안 드는걸요
《눈물비와 세레나데 1》(카와치 하루카/심이슬 옮김, 삼양출판사, 2018) 6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