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2.10.


《나무의사 우종영의 바림》

 우종영, 자연과생태, 2018.11.27.



일산하고 서울하고 수원으로 빙빙 바쁘게 돌아다닌 두 사람을 맞이하러 고흥읍으로 갈까 하고 생각했으나 그만둔다. 한낮 해가 포근하다 싶을 무렵 마을 어귀로 작은아이랑 나가서 빨래터 물이끼를 걷어낸다. 작은아이는 이 한겨울에도 물놀이를 하고 싶은 눈치이지만, 다음에 더 폭한 날에 하기를 바라며 들어온다. 자전거를 몰아 면소재지를 다녀오고, 밥을 차려서 작은아이를 먹이니 우지끈 뻑쩍. 짐이 많을 두 사람을 헤아리면 저녁 다섯 시 시골버스를 타고 읍내를 나갈 노릇이지만, 둘이 택시를 잘 잡아서 오리라 여기며 이불을 뒤집어쓰고 《나무의사 우종영의 바림》을 읽는다. 나무를 애틋이 여기는 마음을 첫줄부터 끝줄까지 느낀다. 그런데 이 책에 적은 글을 나무가 읽을 수 있을까? 말씨가 좀 어렵다. 종이가 되어 준 나무 몸에 새기는 글이라면, 열 살 어린이도 스스로읽고 생각해 보도록 쉽고 부드러이 쓰면 참 좋을 텐데. 숲을 사랑하는 이도, 숲을 안 사랑하는 이도, 다들 말이 참 어렵고 딱딱하며 메마르다. 참다운 숲사랑이나 슬기로운 삶사랑으로 피어나는 길이란, 우리 마음을 담아내는 말부터 가장 쉽고 부드러우면서 따스히 어루만져서 들려줄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시나브로 스미듯, 바림질을 하듯, 가만히 피어나는 이야기자락.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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