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2.11.


《콩글리시 찬가》

 신견식 글, 뿌리와이파리, 2016.10.4.



여름에 출판사로 넘기기로 한 꾸러미를 가을로 미루었고, 가을에서 다시 겨울로, 어느새 해를 넘길 때까지 붙잡는다. 그만 마무리를 지어도 되겠지만, 자꾸자꾸 새 이야기가 쏟아지니, ‘우리가 생각을 안 하고 사느라 한국말로 옮길 줄 모르고서 그냥 끼워맞추는 영어를 우리 나름대로 즐겁게 새로운 말에 담아서 쓰기’라는 이야기이다. 지난달에 장만했다가 한 달째 잊고 산 《콩글리시 찬가》를 편다. 큰아이하고 곁님이 닷새 즈음 마실길을 다녀왔는데, 어쩐지 홀가분해서 한참 드러누워서 잤고, 일어나서도 밥은 큰아이한테 맡기고 책을 폈다. 그런데 아이들 스스로 밥을 차리라 하니 밥상에 반찬 놓을 줄 모르네. 손을 살짝 쓰면 서너 가지 반찬이 뚝딱 오를 수 있는데 안 하다니! 콩글리시, 또는 한국영어란, 네 말도 내 말도 아닌 말이다. 영어도 한국말도 아닌 어설픈 말, 앞으로 제자리를 찾기까지 헤매는 말이다. 제대로 옮겨야겠으나 바쁘거나 어렵다는 핑계로 슬그머니 넘어가려는, 그런데 그냥 넘어가려니 또 엉성해서 자꾸 걸리는, 그런 말이 바로 콩글리시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새말을 지으면 된다. 새로 지은 말이 맘에 안 들면 또 짓고 자꾸 지어서 마음에 찰 때까지 즐겁게 말길을 열면 된다. 노래는 나중에 부르자.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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